시인(詩人)
임준빈
시인은 죽어야 시가 일어선다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
스러지면 안타까워 하듯
그래서 시인은 서둘러 떠난다
꽃처럼 살다 가야 한다.
오래 산 시인은 가짜 시인이다
가녀린 바람에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촛불처럼
때로는 몸을 던진다.
빨리 죽는 것도, 시인은
마지막 한 편의 시다.
하늘이 준 축복이다.
그래서 나는 시가 좋다
가야 할 때를 바로 아는
죽음도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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