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임준빈
나무가 모여 숲이 된다.
사람이 모여 사회가 되듯이
우렁찬 푸르름을 허공에 휘날리고
노을이 되어 환호하는 세상의 빛이 되기도 한다
아픔이 다가오면 나무와 나무는 서로 등을 기댄다.
최소한의 상처를 감내하며 부닥치고
서로의 공간을 내어주며 그늘을 드리운다
외로움의 텃밭엔 새와 짐승도 키운다.
키들대는 꽃들의 재롱은 아참 귀엽다
그 정원을 바람은 틈새를 통해 유영하기도 하고.
한 생과 한 생을 건너는 인연의 사슬을 풀기도 한다
함부로 경쟁하지 않으며 고함치거나 죽이려하지도 않는다.
먼저 떠난 자와 남아있는 자의
아름다운 생의 질서와 공존
소통의 길을 놓아 수천 년을 두고 소리 없이 교감한다
지금 있다하여 거만하거나 내세우지 않으며
먼저 가버렸다하여 슬퍼하지 않는다
그 밑거름이 되어 한 삶의 바닥으로 내려앉아 생의 기쁨을 공유한다
소리없는 박수를 보낸다
우리들의 삶이 저 숲에 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저 숲에 없다
현존하는 부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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