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이 먹고 싶다
임준빈
허름한 집
늙은 노모가 게슴츠레 앉아
가판에 올려놓은 순대를 척척 얹어주며
욕쟁이 할머니가 푸짐하게 건네주는 뚝배기에
김이 모락모락나는 국밥이 먹고 싶다
밑반찬은 고작 깍두기에 김치가 전부
소탈한 메뉴
걸죽한 막걸리에 반주를 삼아
우리 아버지 따비밭 일구시던
땀 씻은 수건 냄새 같은 맛
거기에 지금까지 살아온 내 생의 전부를 말아
후르륵 마시고 싶다
국밥을 먹다 싱거우면
네 눈물을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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