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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빈(淸貧)

작성자섬사람|작성시간15.04.08|조회수8 목록 댓글 0

 


 

청빈(淸貧) / 임준빈
 
 
청자빛 하늘에

종달새 한 마리 휘리릭 날아갑니다.

부자를 이기는 법은

맑은 가난 입니다

목마름의 끝을 맛보고 난 연후에

달콤한 물맛을 느끼게 되듯

부자로 우뚝 서 있는 그 자리는

가난의 길목을 통과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깨끗한 가난과 고운 마음에 귀 기울이십시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파도와

말 없는 무인도가

영원한 바다의 수호신입니다.

구석구석 눈물의 샘물을 길어본 마음만이 압니다

있는 자 앞에 굶주린 가난이 어쩌면 

아름다운 세상을 일으키는 스승이요

희망의 빛이라는 것을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합니다

많이 지녔다고 부자가 아닙니다.

가진 것 없어도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은

청정한 사랑 가득한, 붉은 태양이

지구를 지키는 온전한 부자입니다.

짐짓 많은 것 내려놓으시고

부단히 떠나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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