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빈(淸貧) / 임준빈
청자빛 하늘에
종달새 한 마리 휘리릭 날아갑니다.
부자를 이기는 법은
맑은 가난 입니다
목마름의 끝을 맛보고 난 연후에
달콤한 물맛을 느끼게 되듯
부자로 우뚝 서 있는 그 자리는
가난의 길목을 통과하지 않고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깨끗한 가난과 고운 마음에 귀 기울이십시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파도와
말 없는 무인도가
영원한 바다의 수호신입니다.
구석구석 눈물의 샘물을 길어본 마음만이 압니다
있는 자 앞에 굶주린 가난이 어쩌면
아름다운 세상을 일으키는 스승이요
희망의 빛이라는 것을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합니다
많이 지녔다고 부자가 아닙니다.
가진 것 없어도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은
청정한 사랑 가득한, 붉은 태양이
지구를 지키는 온전한 부자입니다.
짐짓 많은 것 내려놓으시고
부단히 떠나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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