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가난하다고
속까지 비어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외롭다는 것이
혼자 있어서만이 아닙니다
가난 안에 잘 여문 가난이 있듯
침묵 안에 잘 길든 침묵이 흐릅니다
올 곧은 가난이여
침묵의 손 잡아주소서
부족함이 천국입니다
따뜻한 나라의 별들이
초롱불을 켜고 내려와 새근대는 밤
파도는 지새워 목놓아 노래합니다
새벽, 떠오르는 해
바닥을 딛고 박차며 희망의 손을 흔들 때
찰방대던 수평선은 숨소릴 지웁니다
한 생이 건너가는 아스라이 하늘가
빅토리 새떼들 사이로
정겨운 섬마을이 전하는 무언의 고운 편지들
우렁찬 사랑으로 가득 피어납니다.
-이 섬을 지키다 간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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