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서리
임준빈
육지에
외출을 다녀왔더니
평소 알을 낳던 토종닭 한 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치안센터 안에 키우는 것이라
정문 CCTV를 검색하면
누가 가져갔는지
대번 알 수 있다
간딩이가 큰 놈이거나
약간 모자라는 놈
아니면
나를 잘 아는 사람일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난 범인을 잡기 싫었다.
내가 아주아주 배고픈 시절에
닭서리해 맛나게 먹던 추억을
되새겼기 때문이다
먼 훗날 지금 와서
닭을 잃은 친구 녀석에게 고백하며
두고두고
웃음의 꽃을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누군가 나를
그토록 사랑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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