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故鄕)
임준빈
살구꽃 향기 그윽하게 번져오는
화사한 하늘
동심(童心)이 하르르 하르르 열리고
꽃그늘 아래
아장아장 아가야
네 볼그레한 얼굴에 내 그리운 사람으로 뒹굴면
나는 가슴이 서러워 서러워서
옛사랑 잃어버린 흔적 찾아
송사리 떼 잡던 앞 개울가 눈물로 뒤져보지만
온 데 간 데 없네.
세월에 묻힌 내 고향
한 잔 술에 설운 마음 달래면
숨죽인 고향이 아득히 밀려오고
옛 친구들 그리워 그리워서
울먹이다 울어라.
복사꽃 무너진 자리
흐느낌에 코를 대고 섰건만
앞, 뒷산 화들짝 피어나던 산꽃들이
어느새 위로하며 손짓하네.
고향(故鄕)은 아무리 바꿔놓아도 본향(本郷)이듯이
뻐꾹새 목 쉰 울음 여전히 토해내고
바람 타고 내리붓는 봉화산 꽃 비탈, 여울지는 저 꽃 냄새
어머니 품 속 같아라
사랑하는 사람이여!
푸른 솔가지 사이로 뿜어오는 삼신산(三神山) 정기
조상의 은덕 이어받아 그 얼 다치지 않게
곧은 마음 변치는 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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