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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작성자섬사람|작성시간16.06.03|조회수14 목록 댓글 0

내가 사랑하는 사람



                  임준빈


열번 잘 하다가도

한번 실수하여

허덕이는 사람의 허물을

대신 뒤집어 쓸 줄 아는 사람


잔잔한 강물 보다

거센 바다를 사모하는 사람


천둥 번개만 맞다가도

짠한 햇살 드리우면

감사의 손을 모을 수 있는 사람


우직한 느티나무로 서서

그늘이 되어 주는 사람


장미 보다

그늘에 핀 제비꽃에

눈길이 더 가는 사람


이성의 관계 보다

동성의 상대에게

더 귀 기울이는 사람


말을 잘 하는 사람 보다

말을 잘 들어 주는 사람


물질 보다

마음에 더 비중을 두는 사람


갯바위 들이치는

파도의 서러운 가슴에 다가가

살포시 언어가 되어주는 사람


바닷가 외로운 갈매기 설움 달래

절벽에 핀 풍란처럼

파도의 울음 섞인 향기 매운 사람


화려한 꽃 같은 삶 보다

추녀 밑에 풍경이 되어 우는 사람


만남의 셀렘 보다

이별의 아쉬움에

더 몸 둘 바를 모르는 사람


가난해도

허름한 식당에 가서

보리밥과 칼국수를 수시로 사는 사람


시 속에 녹아 있는

어머니 젖을 물고

가슴에 파묻혀

밤새 울어 본 사람


시를 사랑해 주는 사람

빈틈을 보이는 사람

아, 바보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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