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임준빈
큰 가슴은 떨어지는 폭포가 없다
옹색한 골짜기를 가르며
숨어 핀 간드러진 산꽃을 흔드는 일도 없다
산과 들을 지나
강물은 서러운 날을 담아
바다에 보낸다
고요한 평화로 받아들이는
엄마 손 같은 너와 나의 소통
그 온유한 몸짓을 우리는
바다라 부른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아
마음의 짐 내려놓고 가라
속절없이 안아줄 것이다
뒤란에 놓인 바닷길 걸어가라
손에 손을 잡고 동행할 것이다
슬프면 슬퍼하라
하이얀 손수건을 내밀며 파도처럼 함께 울어줄 것이다
아득한 꽃 한 송이로 피어오르는 노을
그 붉은 심장에
풍진 세상 온전히 풀어놓고
기도하라, 그리고 노래하라
희망은 그대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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