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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작성자섬사람|작성시간16.09.29|조회수14 목록 댓글 0

봉숭아

 

 

 

가을 뜨락에 놓인 꽃나무에

붉은 나비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여린 손들이 다가가 송이송이 안아서

열 손가락에

자신의 흰 속살과 꽃잎을 섞어

하룻밤을 자고 나면

저민 손끝에 가장 그리운 사람의

붉은 눈물이 고스란이 박혀

날이 가면 갈수록

미소로 번지는 순정

어릴 적 누이의 꽃물 든 손톱 끝을

지금까지도 가슴에 아련히 묻어놓고

이맘때면 자꾸만 눈에 어리어

그 꽃나무 곁에 가서

무릎을 낮추고 몸을 다스린 뒤

가끔 눈물로 꺼내본다.

 

 

-임준빈의 시작노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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