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임준빈
외롭다면
외롭다 외쳐라
슬프다면 슬프다 울어라
네가 내뱉는 푸른 입술은
아니, 푸르다 못해
노을에 이글대는 너의 붉은 혀는
아마도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 하나 품었던가
아니면 그리움에 못 견디다
몇 곱절 부르다 부르다 지친
어예쁜 눈물이던가.
저 수평선에 늘비한 너의 시선을
참다못해 내 심장에 퍼 담는다
웅크린 생의 엔진을 모두 끄고
너를 기다리는 동안
거센 파도는 이 맘 아는 듯
숨죽였다는 것을
눈물로 빚어 기다린
내 맘 그대는 알까
산 그림자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바다는 슬며시 별을 따와 외로움 달랜다
그리움은
무섭도록 그리운 슬픈 곡절은
떠나간 고래를 기다리듯
나는 네 아롱진 기슭에서
일생토록 푸르게 푸르게 쿵쾅거린다
섬처럼
아주 깊은 섬처럼.
20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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