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임준빈
사랑했기에 보내야한다는
그 슬픈 사랑법에 눈물 젖는다.
그래서 그럴까
강물로 몸을 던지는 꽃비는
왜 그리 애절한 거냐.
이러려면 사랑하지 말았을 걸
그리 지독한 사랑을 저질러놓고
그윽한 향기에 물들었는지
이제서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채웠다 비우는 일이 사랑이었음을
비워, 바닥이 보일 즈음
열매를 거둔다는 그 진실을
먼 하늘을 보면 누구나
무섭도록 치미는 아린 추억 하나쯤 있다지만
우리, 이제 더 이상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우리가 지녔던 사랑 하나하나가
분분한 살점으로 곤두박질치며
우리의 곁을 떠날 때
고요히 눈을 감아주자.
봄이 또 올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