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가 저희 집에 온지도 어느덧 열흘이 넘었습니다.
소식을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첫 반려일기 남겨봅니다:)
우선 밝히고 싶은 점이 있는데요,
임보 가족분들이 소이를 지난 6개월간 사랑으로 품어주셨단 게 소이와 함께 보내주신 물품에서 굉장히 많이 느껴졌습니다.
더욱이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소이의 특성 메모와 편지를 남겨주셨는데, 초보 견주인 제게는 아주 큰 도움이 됐어요ㅠ.ㅠ
따님 두분이 그림까지 그려서 남겨주신 편지는 자랑하고 싶은 맘도 컸는데, 제가 따로 허락 받진 않아서 제가 고이 보관하겠습니다.
소이를 키우며 힘에 부치는 날이 혹시라도 온다면, 남겨주신 편지를 보고 소이가 얼마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저희 집에 오게 될 수 있었는지 다시금 떠올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정말로 감사드려요🙇♀️
소이는 제가 처음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저희 집에 적응했는데요!!>.<
0. 소이의 그간 행적
소이는 약 열흘간 견주의 엄마댁-이모댁도 다녀오고 시외버스도 타봤습니다. 동네 애견카페도 두번을 다녀왔고요!
무척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병원도 휘리릭 가서 접종을 했고, 엊그제 언니 친구가 왔을 때도 금방 적응해 무한 쓰다듬을 받았답니다.
그러면서 발견한 소이의 특징에 대해서는 맨 아래에 후술하도록 하겠습니다!
1. 식사
첫 하루 이틀은 공간이 낯설어서인지, 적은 양만을 몰아서 먹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료 샘플을 거의 스무가지를 사봤는데 특정 사료에 대한 기호성이 전혀~~ 두드러지지 않았고요.
그러다가 며칠이 지났는데, 전날 노즈워크를 하고 남은 육포를 그대로 뒀길래 반을 쪼개서 냄새를 맡게 하니까 그걸 먹더라구요😂
바짝 마른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향에 민감한 건가? 생각이 들어서 이리저리 시도를 해본 결과,
소이는 닭육수를 사료에 부어서 닭고기를 토핑으로 올려줬을 때 식사량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래서 현재는 아침 저녁으로 적정칼로리를 맞춰서 식사를 잘 하고 있어요.
그래도 다른 개들에 비하면 한참 식탐이 없다보니(...) 아직 진행하지 않은 소소한 훈련들(앉아, 기다려, 엎드려 등등...)은
과연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병원에선 현재 BIA가 퍼펙트!!하다고 하셔서 쭉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해요.
(여담이지만 소이는 3차 종합접종도 마쳤답니다. 이제 약 2주 뒤에 4차접종 갑니당😎)
2. 배변
100퍼센트 실외배변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었군요...................
소이보다도 제가 이 생활에 적응하는 데 괴로워한 건 아닌가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벌써 팔뚝이랑 발등이 까맣게 탔네요ㅋㅋ
하지만 소이 덕분에 저도 걸음수가 늘어서 정말 좋은 일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향후 약 20년의 제 산책은 소이조교가 책임져줄 듯합니다.
다행히 저는 직업상 외출도 잘 없고 외출시간도 긴 편이 아니어서 하루에 적어도 2번, 많으면 3-4번의 산책을 소이와 함께 나가고 있습니다.
소이는 처음 산책을 나갈 땐 먹는 게 부실해서 똥도 하루 건너뛰기도 하고 오줌도 역시나 한번에 몰아싸는 느낌이었는데,
현재는 산책 시간이 고정되고 밥을 잘먹으면서 1일1똥도 잘하고, 오줌은 한번 산책 나갈 때마다 6군데 이상씩 마킹합니다😎
소이 산책 직후 표정이랑 평소 집안에서의 표정대비 보고 가실게요^.^!!
개벌쭉. (산책 이후 단 5분간 유지)
개무룩...(디폴트 상태ㅋㅋ)
3. 소이의 행동양상
소이가 소심하다는 언질은 미리 들어알고 있었는데요, 청각에 상당히 민감하고 뒤에서 접근하는 것에도 아직 소스라치게 놀라더라구요. 그리고 최소한의 공격성도 0인 듯하여 확실히 공격성도 없고 매우매우 소심하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와 별개로, 소이가 또 마냥 내향형의 개는 아니라는 인상을 좀 받았습니다.
일단 첫번째로, 소이는 산책을 나가면 마구 상대에게 다가가진 않지만 낯선 사람과 갱얼쥐들을 만나면 먼저 천천히 다가갑니다. 걷다말고 모르는 사람에게 이쁨받을 수 있나~하며 고개를 쑥 내밀기도 하고요.
대부분 견주분들이 본인 개가 사회성이 없다고 지나가셔서, 그간 소이가 직접 똥고냄새를 맡은 갱얼쥐들은 별로 많지 않지만
오케이 하신 견주분들의 개와는 100퍼센트 모두 꼬리흔들고 인사 빠빠하고 헤어졌습니다. 상대개도 유순하고 사회성이 좋다는 의미겠지만 소이도 그런거겠죠?
그리고 두번째는, 청소기, 식세기, 건조기, 삑삑이 장난감, 심지어 끈끈한 돌돌이 등 소리가 나는 건 다 경계를 하는 소이인데요ㅋㅋ
그럼에도 소이는 구석으로 숨거나 도망을 치는 게 아니라, 엄청 경계 태세로 청소기를 돌리고 있는 제 주변을 계속 배회해요.
후다닥 후다닥 꼭 청소기 앞에서만 이리저리 뛰어다니는데, '겁은 나지만 이 청소기 녀석이 집을 어떻게 할지도 모르니 감시하겠다! 청소기가 견주를 해칠지도 모르니 경계하겠다!' 이런 의미로 전 느껴지더라구요.
그래도 며칠 됐다고 처음엔 놀라던 소리들에 조금 덜 놀라고는 있는데 몇년의 시간이 걸려야 청소기도 적이 아니라는 걸 알아채주게 될지 아주 기대가 되는 바입니다.
세번째는 애견카페에 갔을 때의 소이 반응을 관찰해본 것인데요, 소이는 강아지보단 사람을 좀 더 선호하는 것 같지만 강아지들도 싫어하지 않더라고요.
입장할 때 한번에 우르르 떼로 몰려와서 인사나누려고 하는건 좀 부담스러워하지만, 이후 금방 또 본견이 나서서 한마리씩 상대로 똥고냄새를 서로 교환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좀 특이한 점이라면, 인사를 나누고서 다른 개들과 뭘 해야할지는 잘 모르는 듯이 그냥 잔디 운동장을 배회하더라고요...(이 모습을 본 제 친구의 표현을 빌리자면, 영원히 안녕? 안녕? 인사만 나누는 개 같다고ㅜㅋㅋ)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법도 여전히 모르는 소이인지라, 구조되기 전까지 '노는 법'을 전혀 배우지 못한 상태인 게 아닐까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소이가 다른 개들을 그저 극혐하기만 하면 저도 무리해서 애견카페에 데려가지 않을텐데, 아래는 애견 카페에서의 소이 모습이랍니다.
너무너무 해맑고 집에서는 잘 보여주지 않는 빅스마일을 마구 보여주는 소이예요ㅜㅜㅜㅜ
애견 카페의 단골이시라는 다른 견주분들도 소이를 보시더니, 노는 걸 싫어하는 게 아닌 거 같으니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데려나와서 계속 지켜보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다고 해주셔서, 그렇게 해볼 생각입니다.
위에서 언급했듯 개보단 사람을 좀 더 좋아하는 경향도 살짝 보이긴 하는 게, 운동장에서 제가 뛰니 따라 뛰더라고요.ㅋㅋ
소이 다리만 봐도 낭창하니 잘 뛸 거 같이 생겼다 생각했는데, 몸짓이 상당히 날랜 편이었어요.
4. 그밖에
- 소이는 아직 넥카라 신세입니다만, 목과 주둥이가 너무 긴 나머지... 기존 플라스틱 넥카라만 하고 있으면서는 중성화 수술 부위를 쉽게 핥을 수 있더라고요ㅜ 그래서 쿠션형 넥카라를 사봤는데 이것도 너무 쉽게 쑥 벗어나길래(목두께보다 머리가 더 작아서 뭘해도 소이가 맘먹으면 다 벗겨져요) 결국 두개를 동시에 하게 되었고, 그렇게 광대꼴이 되었습니다.ㅋㅋ
하지만 지금은 순조롭게 거의 다 나아서 이제 하루이틀 뒤에는 넥카라를 다 벗겨주려고 해요. 얼마나 순둥이인지, 넥카라를 빼고 채울 때도 목을 슥 내밀어주는 등 아주 협조적입니다.
- 저랑 너무 24시간 붙어있는 거 같아서 분리불안 오는 거 아냐?! 하고 걱정이 되다가, 제가 일정 때문에 집을 잠시 비웠다가 돌아온 날이 있는데요. 너무 웃겨서 사진 공유합니다. 거의 한 장으로 상황의 모든 게 설명이 되는....
패대기 친 넥카라와, 화장실에서 물고나온 제 발꼬락 냄새가 벤 슬리퍼와, 물고서 제 침실까지 끌고 들어갔던 듯한 리쉬줄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사진의 화질과 흔들림이 저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죠.
견주가 너무 24시간 붙어지내도 안되며 귀가때마다 큰 반응을 하면 분리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단 걸 보고,
화장실에 들어갈 땐 문 꼭닫고 들어가고 소이가 절 찾으러 돌아다니는 발소리가 나도 반응하지 않아요.
잠깐 나갔다 올 때도 망부석. 상태로 소이를 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워낙 초보 견주다보니 소이의 근황을 전하면서도 동시에 소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점검 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제가 참고한 것은 설쌤 유투브들과 주변 견주들의 의견이었는데 혹 제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게 느껴지신다면 리플 남겨주시면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작성한 것 이외에도, 소이는 잘 때 꼭 저에게 궁둥이나 발을 붙이고 자고요, 산책 다녀오면 물티슈로 발을 닦는 것도, 빗질과 발밤 바르기, 배에 소독약 뿌리기 등 위생과 관련된 것들도 아주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넥카라를 떼고나야 목욕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 전에 슬슬 양치훈련을 하루 10초!하고 있습니다.
새 치약에 적응하는 것부터 차차 하고 있는데 제가 과연 다음 일기때 진전이 있었다고 전해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매일매일 소이에 대하여 크고 작은 발견을 하고 있고, 소이도 이만하면 꽤 즐겁게 지내고 있는 듯합니다.
이제 슬슬 적응을 마친 듯하니 소이에게 뭘 가르치고 어떤 새로운 걸 구비해주면 좋을지 고민중이구요🔥
여담이지만, 믹스견은 조상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게 또 재미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더라구요.
믹스인인 견주의 것과 믹스견 소이의 것 각각 dna분석 키트도 각각 주문해놨답니다. 너랑 나랑 각자 무슨 조상이 섞였나 함 보자...!
다음 일기때 소이의 결과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하하.
그럼 또 소이의 즐거운 소식과 예쁜 모습 또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