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부고를 알리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기에,
슬프다는 말조차도 하기가 조심스럽습니다.
애니멀 호더로부터 어렵게 구조해온 피클이는 이제 막 사람의 정을 알아가는 단계에 있는 아이였습니다.
심장사상충을 앓고 있었기에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고 무리를 주지 않으려 천천히 다가갔고, 고맙게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던 착한 아이.
이름처럼 명랑하고 한편으론 웃긴 구석도 많던 피클이는 사랑터 생활에 적응하면 할 수록 쓰다듬어 달라는 요구를, 꼬리치며 달려나가면 자기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기대를 점차 품어 나가던 기특한 아이였습니다.
함께 구조된 산, 음표, 이솝이보다 훨씬 심각한 단계의 사상충을 앓았던 피클이는 기존의 치료방식인 주사치료로는 도무지 치료가 어렵다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사상충을 직접 꺼내는 외과적 치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잘 이겨내고 와. 갖다오면 맛있는 거 많이 줄게"
그렇게 건넨 인사가 마지막이 될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 했습니다.
사상충을 꺼내는 어려운 수술도 잘 견뎌냈는데, 그 후 마취에서 깨어나는 과정이 힘들었나봅니다. 심폐소생술을 통해 잠깐이나마 의식을 회복했다가 다시 깊은 잠에 빠졌다는 피클이의 소식을 전해들었을 때, 피클이가 누릴 수 있었던 수많은 희망과 새로운 날들이 너무 이른 시간에 멈춰버렸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구조 첫 날부터 격리생활을 하던 기간동안 웃음 한 번을 보여주지 않고 내내 긴장과 두려움의 눈빛을 보이던 피클이. 그러던 아이가 점차 마음을 열고 손길을 받아들였을 때 느꼈던 고마움과 기쁨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생각에 너무나 큰 무력감과 미안함을 느꼈습니다.
아직 너무나 어린 아이이기에 알려주고픈 것들이, 보여주고픈 것들이 정말 많았는데 이렇게 빨리 헤어지게 되다니. 사실 아직도 잘 믿기지가 않습니다.
장례를 치러주며 할 수 있는 만큼 피클이를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손길을 요구할 때 한 번이라도 더 만져줄 걸, 곁에서 바라볼 때 한 번이라도 더 눈을 맞춰줄 걸.
자는 듯 눈을 꼭 감고있는 피클이에게 하고싶은 말이 참 많았는데, 떠나는 아이를 괜히 오래 붙잡고 있는 것만 같아 아쉬움을 달래고 잘 보내주었습니다.
피클이가 떠나는 길, 녀석이 바라던 애정과 사랑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피클이를 떠나보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요미의 몸 안에 있던 커다란 신장 결석과 허벅지 종괴 제거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막 구조했을 때부터 호흡이 좋지 않았고,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지치는 모습을 보였던 요미. 밝고 활발한 성격 덕에 봉사자님들께도 참 많은 사랑을 받은 애교쟁이.
수술 전 진행한 검사에서 기관지쪽에도 종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결석과 함께 제거를 받았고 "종괴를 제거하였으니 앞으로는 좀 더 편하게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라는 의료진의 설명에 요미가 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소망했습니다.
무탈히 수술을 마치고 입원장에서 쉬던 요미에게 비통한 일이 생긴 건 찰나였습니다. 늘어질대로 늘어진 살로 인해 후두덮개가 이미 다 가려진 상황 속에서 체내에서 생긴 삼출물이 기도를 막아 호흡곤란이 발생하고야 말았다는 소식에, "그래서 요미는 괜찮나요?" 라고 물어보면서도 이미 마음이 꺼져가는 걸 느꼈습니다.
숨을 거두고야 말았다는 답변과 함께 요미의 시신을 건네 받았을 때 느꼈던 충격과 비통함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이렇게 헤어지게 되다니. 수술 때문에 아침에 아무것도 주지 못 하고 다른 아이들 챙기기에 바빠 얼굴 한 번 제대로 못 보고 병원으로 보냈는데 이렇게 헤어지게 되다니요...
사람 품이 좋아 얼굴도 보지 않고 허벅다리로 풀쩍 풀쩍 뛰어오르던 그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을 회원분들께 어찌 전해야할지 두려웠습니다. 아이들의 부고를 알리는 일은 늘 두렵고 어렵지만, 이렇게 갑작스레 마주하는 이별은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고 마음에 커다란 구멍을 남기고야 맙니다.
피클이와 요미가 떠나고 남은 마음의 구멍은 아마 그 어떤 걸로도 채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기 때문에 한동안은 여전히 곁에 있는 것처럼 여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피클이와 요미가 떠나고 남은 빈자리는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을 것 같습니다.
두 아이가 사랑받았던 기억만큼은 사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부디 피클이와 요미를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떠나는 길에 사랑한다는 인사를 전해주세요.
피클아, 요미야 사랑한다.
우리 꼭 다시 만나자.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쏭쏭 작성시간 26.06.21 new
피클아 요미야 그곳에선 아프지 말고 행복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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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겸두두 작성시간 26.06.21 new
왜 이렇게 작고 예쁜 아가들을 일찍 데려가는 걸까요,, 강아지별에서는 아픔없이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편안하게 누워 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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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날아라엘리(모금코디) 작성시간 26.06.21 new
피클아, 요미야.
이제는 아프지 않은 몸으로 마음껏 뛰어놀기를 바랄게.
부디 그곳에서는 사랑만 가득한 날들을 보내렴.
기억할게.
안녕, 피클아.
안녕, 요미야. -
작성자떡국 작성시간 26.06.21 new
피클이와 요미의 명복을 빕니다…피클이는 이름 불러줄때 갸웃거리던 모습이 생각나네요…부디 이제 아프지말고 아팠던 기억은 잊고 사랑터에서 행복했던 기억만 따뜻했던 기억만 가지고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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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구월이랑몽(홍보코디) 작성시간 01:06 new
저 작은 몸으로 얼마나 아팠을지.. 고생 많았어
이제는 아프지 말고 누구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자유롭게 살아가렴
사랑터에 피클, 요미 너희들의 추억을 남겨주어서 너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