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미 예수.
1.
넷플릭스에 새 영화 하나가 올라왔군요.
<마리아(Maria)> 입니다.
성탄(X-mas)을 앞두고 릴리스한 듯합니다.
그저 뻔한 스토리의 예수 탄생의 이야기일 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심심풀이(?)로 보기 시작했겠죠.
영화 도입부에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안고 있습니다.
뒷편에 말을 타고 있는 사나이는 예수의 아버지 요셉입니다. 마리아의 독백 내레이션이 흐릅니다.
You may think you know my story.
Trust me.
You don't.
오홍~~!
뭔가 다른 얘기라는 말씀?
2.
영화는 성서 외경 중 하나인 '야고보'에서 모티브를 따왔습니다. 스포일러일 수 있겠지만, 약술하면:
마리아의 아버지 요아킴과 어머니 안나 사이에는 늦은 나이가 들도록 자식이 없습니다.
자신에게 죄가 많아 후손이 없다고 생각한 요아킴은 광야를 떠돌며 하늘에 간구합니다.
푸른 옷의 천사 가브리엘(흑인입니다. 천사치고는 무섭게 생겼습니다.)이 나타나 딸아이 하나를 점지합니다.
이윽고 마리아가 태어납니다.
소녀 마리아는 천사와의 약속대로 성전에 '봉헌'되나
목수(라기 보다는 공사판 잡부. 성서학자들에 의하면 그의 직업으로 토목공이 보다 정확하다는군요.) '요셉'의 청혼으로 약혼합니다.
마리아는 성령으로 임신하고는 완고한 유대인에 쫓겨 베들레헴으로 피신합니다.
(아, 중간에 친지인 엘리자벳 집으로 피신하는 장면도 있군요.)
이곳에서 하룻밤 묵을 여관을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합니다.
메시아가 태어날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유대인 민중들이 몰려든 까닭이라고 여관 주인은 일러줍니다.
이윽고 헛간에서 아기 예수가 태어납니다.
폭군 헤롯 대왕이 '유대인의 왕'이 될 아기를 학살(Herod's infanticide)하는 중에
요셉의 분투로 천신만고 끝에 아기 예수를 지켜냅니다.
3.
마태오와 루카가 전하는 예수 탄생의 순간과는 많이 다릅니다. 외경과 복음서의 스토리에 당연히 픽션을 더했죠.
허긴, 마태와 루카가 전한 복음서의 예수 탄생 이야기도 상당 부분이 실제 역사(특히 역사가 요세푸스가 남긴)적 팩트와는 상당부분 다르다고 하죠.
이들이 전하고자 한 것은 '복음'이지 '역사'가 아니므로 우리가 새기기 나름이겠습니다.
배우도 헤롯 대왕 역의 안소니 홉킨스 외에는 모두 생경합니다.
마리아 역의 노아 코언은 이스라엘 출신의 모델이라 하는군요.
영화 속 중요한 소재이자 무대인 예루살렘 성전은
헤롯 대왕의 제2의 성전(The Second Temple)으로 묘사되는데 역사적으로 따지면 리모델링한 제3의 성전이 맞겠습니다.
제2의 성전은 바빌론의 침공으로 파괴된 것을
유폐 후 귀국한 유대인들이 다시 세운 것을 이릅니다.
영화 자체가 빼어난 작품이라고 평할 수는 없겠으나 고증과 무관한 독특한 의상(분장), 장면에 부응하는 효과 음악, 감각적인 촬영 등은 나름 인상 깊습니다.
4.
오늘(12.18) 대림 3주일 평일 미사.
때마침 복음이 요셉과 마리아의 약혼, 천사의 등장, 예수의 잉태, 임마누엘에 등에 대한 계시 등의 내용입니다.
이기범 주임신부(그의 세례명도 요셉입니다.)는
아버지 요셉이 의(義)로운 사람이라는 것에 강론의 방점을 찍었습니다.
그리고는 견즉사의(見即思義), 행즉사의(行即思義)를 강조하는군요.
보고 행함에 있어 바로 의로움을 생각하라는 것이죠.
1독서 예레미야書는,
"하늘(주님)다윗을 위하여 의로운 싹을 돋아나게 하고",
"그 싹은 임금이 되어 다스리고 슬기롭게 일을 처리하며",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루리라."고 전합니다.
이어지는 화답송은 이러합니다.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역시 시의적절하군요.
신통방통 합니다.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