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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상금(操刀傷錦)- 칼을 잡고 비단을 못 쓰게 만든다

작성자이윤재님|작성시간23.05.07|조회수12 목록 댓글 0

* 조도상금(操刀傷錦)- 칼을 잡고 비단을 못 쓰게 만든다

춘추시대(春秋時代) 정(鄭)나라의 총리 격인 대부(大夫) 자피(子皮)가 총애하는 신하 윤하(尹河)를 큰 고을의 원으로 임명했다. 자산(子産)이 직언을 했다. “그는 어려서 아직 일을 판단하지 못합니다.” 그러자 자피는 “그 사람은 착하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오. 그가 그 고을 원으로 취임해서 일을 배우면 될 것 아니오. 그러면 점차 정치를 알 것이니까”라고 자기 주장을 했다.
자산은 이렇게 조리 있게 말했다. “안 됩니다. 지금 총리께서는 사랑한다고 고을을 맡기시는데, 이는 칼 잡을 줄도 모르는 아이에게 물건을 자르라고 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많은 사람을 다치게 할 것이고, 자신도 크게 다칠 것입니다. 총리에게 좋은 비단이 있다면, 일류 재봉사에게 옷을 짓도록 하겠습니까, 처음 가위질 배우는 사람에게 맡기겠습니까? 비단도 전문 재봉사 아니면 안 맡기면서 큰 고을 원 자리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맡기지는 않겠지요?”
자피는 “당신 말씀 훌륭하오. 내가 용의주도하지 못했소. ‘군자는 크고 먼 것에 힘쓰고, 소인은 작은 것 가까운 것에 힘쓴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바로 소인이오”라고 말하고는, 자신의 임명을 철회하였다.


지금 대한민국은 아마추어 정치인들이 맡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세종시 문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였을 때, 미국에서 유학하고 온 어떤 젊은 사람이 ‘국토균형발전론’을 건의하자, 선거공약으로 채택되어 충청도로 수도를 이전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충청도 사람들의 표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하였다. 그 뒤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수도이전, 혁신도시 등등의 정책을 만들어 공포하였다.
그러나 한마디로 말하면, 충청도로 수도나 행정도시를 옮긴다고 그것이 국토균형 발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이 수도 이전 정책이 뜻대로 안 되자, 편법으로 행정도시 건설이라고 표현을 바꾸어 정부 기구를 분산할 계획을 세워 추진하였다. 이에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도 당론을 모아 그 법안이 통과하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이명박 현 대통령도 선거기간 내내 충청도 표를 의식해서 세종시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당선을 위해서 만든 정책 때문에, 이 대통령은 그물에 얽힌 사람처럼 정말 일을 하기가 어렵다. 행정도시를 안 만드는 대가로 과학기술도시를 만들어 행정도시보다도 더 좋게 만들어 주겠다고 온갖 저자세로 설득을 하고, 사과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강 건너 불 구경하듯이 원칙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세종시 건설 정책은 근본적으로 폐기해야 마땅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째서 천문학적인 국민의 피땀 어린 세금을 남한 200여 개 시군 가운데서 유독 연기군을 위해서만 그렇게 쏟아부어야 하는가? 그것은 국가균형발전이 아니라, 특혜 중에서도 특혜다.
또 행정기관을 분산하는 것은 오늘날 국제적인 교류관계나 국민들의 입장에서 봐도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무슨 일을 보려고 할 때, 체류기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전국을 다 돌아다녀야 하겠는가? 국민들도 정부부처 몇 곳에 동시에 볼 일이 있다고 할 때 세종로로 갔다가 과천으로 갔다가 해도 하루가 모자라는데, 세종시까지 갔다와야 하는 것이 효율적이겠는가?


잘못된 줄을 알았으면 바로 취소하여 바른 길로 가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표를 먹고 사니 약간의 포장만 할 뿐 자기나 자기 당 표 떨어질 일은 절대 하려고 하지 않으니 문제다.

진정으로 국가민족을 위하는 사람은 21세기 대한민국에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가?
잘못 칼질한 비단은 기워서 고쳐야지, 그대로 옷을 지어 입으면 옷이 되겠는가?
*操 : 잡을 조. *刀 : 칼 도. *傷 : 상할 상. *錦 : 비단 금.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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