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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 조용미

작성자정중화|작성시간18.05.08|조회수23 목록 댓글 0

소나무 

 

 

                                       조용미

 

 

  나무가 우레를 먹었다

  우레를 먹은 나무는 암자의 삼신각 앞 바위 위에 외로 서 있다

  암자는 구름 위에 있다

  우레를 먹은 그 나무는 소나무다

  번개가 소나무를 휘감으며 내리쳤으나

  나무는 부러지는 대신

  번개를 삼켜버렸다

  칼자국이 지나간 검객의 얼굴처럼

  비스듬히

  소나무의 몸에 긴 흉터가 새겨졌다

  소나무는 흉터를 꽉 물고 있다

  흉터는 도망가지도 없어지지도 못한다

  흉터가 더 푸르다

  우레를 꿀꺽 삼켜 소화시켜버린 목울대가

  툭 불거져나와 구불부불한

  저 소나무는

 

 

 

계간 『문학수첩』2006년 여름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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