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미래시학 대상 작품 평설(26 여름)
논단 미래시학 대상 작품 평설(26 여름)
AI시대에 제일 먼저 고단한 문학 장르로는 평론 쪽이리라는 말들이 많습니다. 아무리 해박한 평론가라도 생성지능의 AI와는 우선 독서량에서부터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오독의 염려도 덜할 것이고 결국 비교 검증에서도 앞설 것이라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 같은 우려는 문학의 본질, 나아가서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와 통찰력, 혜안과 해석력을 구유한 평론가에게는 한갓 기우인가 합니다.
평론가 박철영은 날카롭게도 시인이 짓는 시의 유형변화를 해체와 순응이라는 관점에서 깊은 통찰력으로 관찰하고 의미를 추구합니다. 그런데 인간 존재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에서 해체와 순응이라는 박철영의 틀은 기존을 폐기하고 새로운 형태를 구조하자는 게 아니라 존재하는 물상을 재구성하여 사회현실에 맞게 변용하는 시인들을 주목합니다.
그의 두 번째 평론집에서도 이와같은 맥락에서 해체의 변방을 중심으로 갖다 얹고 저층의 층위에 있는 물상과 시간의 추이도 해체하여 중추적인 의미로 순응시키는 시각으로 문학 작품을 재구성, 재해석하여서 독자들을 긴장에서 안도로 이끌고 있다할 것입니다.
축하합니다.
강병숙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옥수수가 온다>를 읽으면서는 문득 T.S. 엘리엇의 <전통과 개인의 재능>을 떠올렸습니다. 시는 감정의 발산이 아니라 감정으로부터의 탈출이며 개성의 표현이 아니라 개성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문구와 결국 진정한 창조성은 과거의 전통을 깊이 이해하고 계승하면서도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데에서 나온다는 주장 말입니다.
강 시인의 시는 이번 시집의 평설에서 오대혁 평론가께서 상세히 평설하였다시피 발효라고하는 긴 과정의 역사성을 기본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물상은 던져진 그 자체로서의 의미성도 있겠지만 그 물상이 시간을 두고 변화 혹은 발효해 온 과정을 시인의 의식의 눈초리로 재조명하고 재구성할 때 진정한 존재론으로 재탄생한다는 것을 강 시인의 시 세계는 끝없이 추구하여 왔습니다.
미래시학에 함께하면서 저도 그 산 증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집의 표제이자 첫 번째 시 '옥수수가 온다'는 마침 이번 평론 대상인 평론집의 주변부와 중심으로의 해체 순응 의식과도 맞물려서 우연의 일치라기 보다는 문학정신의 근본은 함께하는구나 하는 개인적 감상을 함께하며 즐거운 마음을 가졌습니다.
축하하며 모쪼록 두 분 수상자의 더욱 활기찬 활동을 기대하고 확신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