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집 안에 머무는 평화
세상은 종종 날카로운 칼날을 번뜩이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라 유혹합니다.
화려한 언변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서슬 퍼런 기세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승리라 믿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높은 경지에 이른 고수는 자신의 날카로움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예리함을 칼집이라는 인격 속에 깊이 감추어 둡니다.
고수가 칼을 뽑지 않는 것은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그 힘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함부로 휘두른 칼날은 상대뿐만 아니라 결국 자신까지 베어버린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칼집 속에 머무는 칼은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지만, 일단 뽑혀 나온 칼은 소모될 뿐입니다.
비워냄으로써 채우고, 멈춤으로써 나아가는 역설적인 평온이 그곳에 있습니다.
진정한 강함은 요란한 금속음이 아니라, 상대를 압도하는 깊은 침묵에서 나옵니다.
억지로 증명하려 애쓰지 않아도 뿜어져 나오는 기운, 즉 부동심(不動心)이야말로 고수의 가장 날카로운 무기입니다.
그는 갈등의 파도가 밀려올 때 칼을 들어 맞서기보다,
스스로 바다가 되어 그 파도를 품어 안습니다.
칼을 뽑지 않고도 승리하는 것, 그것이 고수가 지향하는 최고의 도(道)입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말을 아끼는 것,
오해 앞에서 변명을 내려놓는 것,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시기적절할 때까지 묵묵히 갈고닦는 것.
이 모든 것이 마음의 칼을 함부로 뽑지 않는 고수의 자세입니다.
날카로운 실력은 갖추되, 그 마음은 솜털처럼 부드럽게 유지하는 것이 외유내강의 미덕입니다.
가장 날카로운 칼은 마음의 칼집에 머물 때 가장 빛나며,
가장 강한 사람은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니면 그 힘을 꺼내지 않습니다.
진정한 고수는 화려한 검무(劍舞)가 아니라,
칼을 뽑지 않아도 주변을 평온하게 만드는 그 뒷모습으로 기억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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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카리스마 리 작성시간 26.06.11 다모클레스의 칼(Sword of Damocles)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시라쿠사의 왕 디오니소스 1세는
부와 권력을 모두 가진 절대군주였습니다.
그의 곁에서
늘 아첨을 일삼던 신하 다모클레스는
“전하 같은 위치라면 얼마나 행복하실까요.
부, 권력, 명예… 모든 걸 다 가졌으니 말입니다.”
이에, 디오니소스는
“그렇다면 네가 직접 그 자리를 체험해보라”
하지만 그가 왕좌에 앉아
천천히 왕좌에서 시선을 올린 순간,
머리 바로 위에
예리한 칼 한 자루가 말총 한 가닥에
매달려 있는 걸 보게 됩니다.
칼이 미세하게 흔들리기만 해도
언제 끊어질지 모르는 위태로움.
두려움에 사로잡힌 다모클레스는
이내 왕좌의 호사로움을 즐길 여유를 잃고,
결국 디오니소스에게 요청합니다.
“제발 이 자리에서 내려오게 해주십시오.
저는 이 영광을 견딜 수 없습니다.”
그때 디오니소스는 조용히 말합니다.
“바로 이것이 왕의 자리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여도
그 아래에는 늘 무거운 위험이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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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청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11 왕이 되려는 자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는 뜻과 같군요..
실제로 조선왕조시대의 왕들은 행복했을까요?
자기 의지가 아니라 짜여진 일정대로 살아야 했던 일상이.. 좋기만 했을까요?
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해야 했던 시간들...
그리고 권력속에서 왕권을 강화해햐 했고, 암살과 축출, 역모의 소용돌이가 상존하는
위태로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지내는 것이 행복했을까요?
어찌보면 내힘으로 받갈아 삼시세끼를 해걸하며...
오손도손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것이 더 행복에 가깝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