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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질문방

워치콘과 데프콘?

작성자미스터빈|작성시간09.05.30|조회수320 목록 댓글 0

[만물상] 워치콘과 데프콘

 

1976년 8월 18일 판문점에서 미루나무 가지를 치던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에 살해되자 미군은 데프콘(방어준비태세·defence readiness condition)을 4단계에서 3단계로 올렸다. 사흘 뒤 미군은 특수부대를 투입해 미루나무를 베어버렸다. 전설의 나무꾼 이름을 딴 '폴 버니언 작전'이었다. 미군은 북의 도발에 대비해 데프콘을 공격 대비상태인 2단계로 더 올렸다. 1953년 휴전 이후 데프콘 3과 2가 며칠 새 잇따라 발동된 것은 이때뿐이었다.

▶데프콘 단계를 미군은 인디언 전투에 비유해 부른다. 적이 전쟁을 준비하는 단계인 데프콘 3은 전투 전 천막 둘레를 도는 인디언을 묘사해 '라운드 하우스(round house)'라고 한다. 적의 공격준비가 가속화될 때 나오는 데프콘 2는 인디언들이 더 빨리 도는 '패스트 페이스(fast pace)'라고 한다. 적의 도발 때 발령되는 데프콘 1은 총알을 장전하는 '칵트 피스톨(cocked pistol)'이다.

▶데프콘이 격상돼 미군이 증원군을 파병할 때 최종 결정은 국가통수·군사지휘기구(NCMA)가 내린다. 미군 통수권은 대통령 혼자가 아니라 대통령과 부통령, 국방장관, 합참의장으로 구성된 이 기구가 갖고 있다. 미군과 정보기관은 NCMA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수집해 위험수준을 분석하는 워치콘(정보감시태세·watch condition)시스템을 구축했다. 워치콘 정도에 따라 데프콘이 달라지기도 한다.

▶워치콘도 데프콘처럼 다섯 단계다. 워치콘 5는 일상적 상황, 4는 잠재적 위협상태, 3은 안보 위협 우려가 있는 경우 발동된다. 워치콘 2는 현저한 위험 징후가 보일 때, 1은 적의 도발이 명백해질 때 내려진다. 워치콘 2는 1982년 북한군이 IL-82 폭격기를 전진 배치했을 때, 1996년 북한군이 판문점에 무장병력을 투입했을 때, 1999년 연평해전, 2006년 북의 1차 핵실험 때 발동됐다. 우리 군·경의 합동 경계태세 '진돗개'는 간첩이 침투했을 때 3단계로 발령한다.

북한이 2차 핵실험과 함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서해 항해까지 위협하자 한미연합사령부가 그제 워치콘을 2단계로 올렸다. 데프콘은 4단계를 유지했다. 서해에 출몰하던 중국 어선들이 대피하는 등 한반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이며 점점 벼랑 끝으로 가고 있고 그때마다 우리 대응단계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마음도 함께 다잡아야 할 때다.

 

조선일보 2009.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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