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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상식

인간은 왜 일부일처제를 택했을까?

작성자미스터빈|작성시간08.01.01|조회수282 목록 댓글 0

예부터 남녀는 평생 함께 살기로 동의하고 자식을 낳고 길러왔다. 과학자들은 이를 ‘암수의 평생 1대 1 관계’라고 부른다. 우리는 이를 결혼이라고 부른다.

일부일처제는 인간 본능에 어울리는 자연적인 제도일까, 아니면 인간 본능에 어긋나는 제도일까. 일부일처제는 인간의 특징이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겨우 3%가 일부일처제다.

일부일처제는 대부분의 환경에서는 동물이 적응하기 힘든 제도다. 코끼리의 암컷은 암컷무리와 이동하다 떠도는 수컷과 교미만 하고 무리로 합류한다. 수컷도 굳이 한 암컷하고만 부부가 될 필요가 없다. 말과 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일부일처제는 특수한 환경에서만 가능한 제도다.

우리 인류가 일부일처제를 택하게 된 그 ‘특수한 환경’이란 과연 무엇일까. 우리의 진화적 과거를 들여다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인류는 수백만 년 전부터 두 발로 직립보행을 했다. 그 때부터 여자는 아이를 두 팔로 안고 다녔다. 여자가 한 팔로 아이를 안고 한 팔로 무기를 들기는 힘들다. 그래서 여자에게는 배우자가 필요했다.

한편 남자는 위험천만한 초원을 혼자 돌아다니며 사냥을 했지만, 혼자 모은 식량으로는 여러 여자를 먹여 살리기 부족했다. 그래서 일부일처제는 여자에게는 필수였고 남자에게는 적절했다. 남녀는 한 팀이 되어 자식을 키우게 됐다.

다른 포유류에 비해 사람의 태아는 누군가의 보살핌 없이는 결코 살 수 없다. 태아의 두뇌가 발달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며, 양육 기간도 오래 걸린다. 여자로서는 생존하는 일과 아이 키우는 일을 동시에 해내기가 벅찼다.

그런 상황에서 ‘평생 동반자 관계’는 여자에게는 큰 이득이었다. 반면 남자는 그저 단 한 번의 섹스만으로도 자신의 유전자가 영원히 살아 숨쉬게 보존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남자는 왜 일부일처제를 택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남자는 자기의 ‘씨’를 받아줄 여자가 필요했다. 여자가 아이를 낳도록 지켜줘야 했고, 자식을 보호하려면 여자와 부부가 돼야 했다. 여자도 자식을 키우려면 남자의 도움이 필요했다.

결국 남자는 여자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졌다. 지금도 모든 남자들은 여자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한다. 남자는 아이를 낳아주고 길러줄 여자를 원했다. 결국 남자에게는 부권이, 여자에게는 모권이 생겼다. 여자가 남자를 원하는 만큼 남자도 여자를 원한다. 이러한 상호 의존성 때문에 부부는 서로에게 그리고 자식에게 모든 것을 투자한다.

부부의 관계를 돈독히 다지기 위해 인간은 ‘감정’을 갖게 됐다. 사랑은 장기간의 관계에 의해 싹튼다. 남녀를 연결하는 감정이다. 사랑이 있는 부부는 임신과 출산을 함께 견디며 남편은 자식에게 투자한다. 동물학자들은 남자가 자식에게 기울이는 투자를 영어 약자로 ‘MPI’(Male Parental Investment)라고 이름 붙이고, 동물별로 수컷들의 MPI가 얼마나 다른지 분석했다.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는 MPI가 일정하지 않다.

반면 인간의 MPI는 높다. 아버지는 자식에게 많은 봉사를 한다. 아버지는 자식과 놀아주고 그의 친구 관계를 걱정한다. 그만큼 인간은 아버지의 투자가 중요한 환경에서 진화했다.

월간중앙 2003년 12월 01일 337호 / 2003.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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