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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연중 제 26주일 (2026.9,27) 가해 강론

작성자예찬|작성시간26.09.26|조회수244 목록 댓글 45

연중 제26주일 092726 가해 강론
에제 18:25-28; 필리 2:1-11; 마태 21:28-32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예수님은 과연 어떤 분 이신가요? 친절하고, 온유하며, 유머 감각이 있고, 지혜롭고, 능력 있는 그런 분 이신가요? 아니면 대단히 무례하고 모욕적인 분 이신가요?

무어라고요? 대단히 무례하고 모욕적인 분 이시라고요? 네, 오늘 복음 말씀에 나오는 예수님은 분명 그러한 모습이십니다.

그 당시 백성의 종교 지도자들과 대화할 때는 마땅히 예의와 절절한 공경을 갖추어야 했습니다.

그러하다면, 예수님께서는 도대체 무엇이라 말씀하셨기에 그토록 모욕적이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그 지도자들이 종교 계명을 위반했기 때문에 비판하신 것이 결코 아니며, 그렇게 하실 수도 없었습니다. 그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무를 철저히 완수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 사람들을 강도나 도둑질을 일삼는 매국노인 세리, 그리고 창녀들보다 더 못하다고 견주어 말씀하셨을까요?

그 답은 우리가,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하여, 조금 전에 들은 “두 아들의 비유” 말씀에서 아버지가 맡긴 일을 수행하는 두 아들의 응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얘야, 너 오늘 포도원에 가서 일하여라.”라고 말하자, 한 아들은 가겠다고 대답하고, 다른 아들은 거절합니다. 한 아들은 바람직한 말을 하고, 다른 아들은 불손한 말을 한 것입니다.

바람직한 말을 한 아들은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언제나, 겉으로는, 올바른 말만 합니다. 사람들을 가르치고, 자신들의 모든 공적인 종교적 의무를 완수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행동에는 분명 그 나름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예, 가겠습니다, 아버지!” 하고 말한 아들은 말만 번지르르하게 할 뿐, 아무런 소용이 없는 인물입니다.

반면에 가기를 거부했던 그 불손한 다른 아들은 나중에 마음을 바꾸어 결국 포도원으로 향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느냐?” 답은 명확합니다. 바로 나중에 마음을 바꿔 행동으로 옮긴 아들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 시대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겉으로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척하며 올바른 말만 번지르르하게, 집안에서, 되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포도원으로 나가서 하느님의 자비와 회개의 열매를 맺는 일에는 아예 첫걸음조차 떼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당대 사회에서 “죄인”이라 낙인 찍혔던 세리와 창녀들은 처음에는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는 삶을 살았지만, 세례자 요한의 회개하라는 불음을 듣고 마음을 돌려 진정한 회개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전하고자 하신 핵심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 핵심은 바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사람은 거룩해 보이는 말이나 형식적이고 종교적인 의무에만 머무는 사람이 아니라, 비록 부족함이 있었을지라도 겸손하게 마음을 바꾸어 아버지의 뜻을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내용인 것입니다.

따라서 오늘의 복음 말씀은 우리에게 말로만, 바리사이처럼, 의로운 체하는 신앙인이 될 것인가, 아니면 진정으로 뉘우치고 행동하는 아들이 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시면서, 우리 자신을 깊이 되돌아보도록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 직후 예수님께서는 진정 모욕적인 말씀을 던지십니다. 바람직한 말을 하고 겉모습도 바르게 보이는 아들은, 당신 말씀을 듣고 있던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즉 바로 그 “선량한 아들”을 대변합니다.

반면 첫눈에는 순명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고 소리치는 불손한 아들은 세리와 창녀들을 대변합니다.

다시 말씀을 드리자면, 예수께서 던지시는 모욕적인 말씀은, 정작 하느님의 뜻을 참되게 실천하는 이들은 거룩한 척하는 종교인들이 아니라 세례자 요한이 거룩함의 길을 가르치러 왔을 때 회개한 바로 그 세리와 창녀들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이 복음 말씀 구절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순간에도 “네, 아버지, 말씀만 하십시오.”하고 대답했던, 선량해 보이던 그 아들의 모습을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께로부터 포도원으로 나가 일하라는 부르심, 곧 성소(聖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세례 안에서 우리는 이미 “예” 하고 대답해 올렸습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며 다양한 방식으로 그 “예”라는 응답을 되풀이해 올립니다. 주일이면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기도와 찬미가를 합송하여 바치며, 신경을 고백하고, 성체성사를 나누어 받습니다.

이러한 응답은 아마도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일 터이기는 하지만, 과연 그것만으로 충분할까요? 화요일이나 목요일의 우리의 삶은 어떠하지요?

그리스도인 신앙의 시험대는 단순히 주일에 성당에 가 있느냐 안가 있느냐가 아닙니다.

성당에 나오는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우리의 “예”를 새롭게 다지는 일에 불과할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고 있습니까? 포도원에 나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한다는 것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게 될까요?

우리가 포도원에 나가서 해야 할 일들 가운데 어떤 것은 성당에서 하는 일과 비슷합니다. 바로 기도와 하느님 말씀에 대한 묵상입니다.

또 다른 일들은 실제 성당에서 행하는 일이지만, 성당 밖에서는 훨씬 더 모호하고 복잡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말씀 드리자면 “평화의 인사”가 바로 그렇습니다. 전례 안에서의 평화의 인사는 하나의 거룩한 예식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도원인 성당 밖 세상에서 나누는 평화의 인사는 따뜻한 말 한마디, 도움을 주는 친절한 손길, 혹은 올바른 소신을 지키는 삶의 태도로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성당 안에서 우리가 바치는 “예”라는 응답의 핵심은 바로 성체성사, 곧 하느님 그리고 하느님 백성과의 친교(親交)입니다. 그러한 친교를 가지고 포도원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우리가 만나는 모든 이들을 진정한 형제자매로 대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주일에 성당 안에서 우리와 함께 “예” 하고 고백하지 않는, 혹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으로는, 평일 동안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비록 성당 안에서 신경이나 교회, 또는 성사에는 “예” 라고 응답하지는 않더라도, 타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는 그런 남녀들이 없었다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악해 졌을 것이며, 하느님 나라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더욱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네들의 그러한 선행을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행여 누군가 그런 사실을 말해주면 손사래를 칠지도 모르지만, 이미 포도원의 일꾼이 되어 그 포도원을 주님께 어울리는 곳으로 가꾸어 가고 있는 사람들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와 창녀들을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연로자들 앞에 제시하시며 회개로의 회심을 촉구하셨습니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촉구는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주님께 입으로 “예” 라고 고백하지는 않을지라도, 그분의 뜻에 순명하며 사랑에 주린 이 세상에 하느님의 돌보심과 사랑을 전하는 사람들은, 성당 안에 있는 우리 자신을 깊이 되돌아보게 만드는 거룩한 도전이자 자극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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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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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예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10.01 감사합니다.사랑합니다.아멘.건행
  • 작성자예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10.01 먼산에 단풍잎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시월의 첫날 입니다.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
    우직한 사람은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나를 세상에 맞추어 가는데 힘쓰는 한달이 되게 해주소서.
  • 작성자예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10.01 감사합니다^^
  • 작성자예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10.01 신부님 기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예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10.01 저는 일에 빠져 살다보니 저의 축일도 깜빡 했어요
    신부님 너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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