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너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았다. 이제 아기를 가져 아들을 낳을 터이니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 루가복음 1,30-31(공동번역 성서)
마리아 이야기는 인간이 하느님을 낳는 모습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마리아는 하느님을 낳은 어머니, 곧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셈입니다. 그녀는 우리에게 하느님을 낳는 삶으로 나아갈 것을 지시하는 표지판과 같습니다.
우리가 성서를 제대로 읽는다면, 마리아의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 엄정한 물음과 요구로 다가오게 마련입니다. 마리아가 하느님을 낳는 은총을 가득히 받았다고 한들, 오늘 내가 내 삶의 자리에서 그런 은총을 가득히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주위에 종교적 귀감이 아무리 많다고 한들, 내가 직접 그런 귀감이 되는 삶으로 나아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과거에 하느님이 태어나신 것을 받아들이고 믿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이 "지금 여기에서" 태어나시는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하느님을 낳을 시간이고, "여기"야말로 하느님이 태어나실 자리입니다. 영원은 다른 시공에 있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야말로 영원으로 들어가는 문이니까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길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것은 실로 복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매순간 우리에게서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십니다. 우리의 삶터는 하느님의 탄생이 이루어지는 분만실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나날은 분만기(分娩期)가 되어야 하며, 우리의 행위는 하느님을 낳는 출산행위가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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