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잭 스패로우가 돌아왔다.
2007년 젊음의 샘을 찾아 떠나며 끝이 났던 잭 스패로의 항해가 다시 시작되었다.
원래부터 캐리바안의 해적 시리즈의 광팬이었던 나는 4번째 시리즈가 나온다는 사실을 안 뒤부터 이 영화를 기대해왔다.
그 전 시리즈들부터 나를 이끌었던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조니 뎁이라는 배우가 연기하는 캡틴 잭 스패로우라는 캐릭터의 매력이었다. 또 한번 잭 스패로우와의 멋진 항해를 기대하면서 영화를 보러갔다.
나는 3편이 끝나고 다시는 후속작을 볼 수 없을 줄 알았다. 그만큼 1,2,3편의 이야기들은 연결이 되어있었고, 3편의 결말은 아쉬움을 주는듯하면서 끝이났었다. 하지만 4편이 나오고 새로운 그 전 시리즈와는 다른 인물구성과 인물관계를 설정해야했기 때문에 그 전 편들과는 다른 전개에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다. 하지만 잭의 유머와 위트는 여전히 계속되었다. 또 진부하면서도 누구나 인정할 만한 존재인 첫사랑이라는 관계의 인물이 잭과의 관계에 있었다. 잭에게도 첫사랑이 있었다는 것에 조금 샘이 나면서도 안젤리카라는 잭의 첫사랑 캐릭터에 빠져들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나쁜남자인 잭을 빠져들게 할 만한 매력이 넘치는 인물이었다. 영화의 처음에 새로운 여자주인공이 낯설었지만 이내 그 전의 여자주인공이었던 엘리자베스를 잊을 만큼 캐릭터들의 관계가 잘 설정되어 있었다. 검은수염에게 블랙펄 호를 빼앗겨서 복수하려는 바르보사와, 블랙펄 호의 원래 선장인 잭, 검은 수염의 친 딸인 안젤리카가 모두 젊음의 샘을 향해 항해하는 과정에 여러 가지 일들을 함께 겪는다.
안젤리카와 잭의 결투장면, 잭이 영국의 군사들을 따돌리고 도망가는 장면, 검은 수염이 반역자들을 응징하는 과정 등의 화려한 액션은 눈을 즐겁게 하였다. 나는 원래 액션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주먹 결투 장면이나 헐리우드의 과장된 액션 장면들은 너무 똑같았고 오히려 지루하게 느껴졌다. 저런 액션 조차도 짜고하는 연기라는 생각에 화려한 액션만을 앞세운 영화는 오히려 볼 것이없다고 생각하면서 싫어한다. 하지만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나오는 액션 장면들은 이야기 전개에 빠져서는 안되는 것들이다. 빠지면 오히려 허전할 정도이다. 거기다가 바다나 숲 등의 멋진 풍경들도 함께 감상할 수 있어서 더욱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검은 수염의 배가 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장면, 젊음의 샘이 있는 곳, 잔 두개를 찾으러 가는 과정 등은 지구상에 정말 저런 곳이 존재할까 생각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들이 보여진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해적들의 모습이 친근하고 전혀 나쁜 모습들이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영화에 나오는 해적들이 실제로 존재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선원들을 납치하고 돈을 요구하는 소말리아 해적들의 실제 모습들과는 연결이 잘 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 영화는 그 전 시리즈에서도 그랬듯이 주인공인 잭은 완벽한 승리를 거두지는 못한다.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은 잭도 약점이 있고, 무서워하는 적이 있고, 물러서야 할 때가 있다. 또한 잭은 처음에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항해를 시작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그 곳에서 얽힌 다른사람들과의 관계를 최선으로 풀어가는데에 노력을 한다. 이것이 잭 스패로우의 또다른 매력이다. 4편에서도 잭은 자신이 젊음을 얻기 위해서 젊음의 샘으로 항해했지만 결국 안젤리카와 검은 수염의 관계를 해결해주는데 젊음의 샘물을 이용한다. 그 후 깁스가 잭에게 젊음의 샘물을 마시지 않아서 섭섭하지 않냐고 물었을 때 인생의 끝을 예측할 수 있으면 재미없지 않냐고 말하면서 새로운 항해를 하기 위해 떠난다. 이렇게 말하고 끝나는 영화의 결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잭 스패로우 다운 생각이었다. 영화는 바뀌어도 잭 스패로우는 여전했다.
극장판 필름에 한해서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나면, 관객들을 위한 보너스 영상이 나온다. 그 전 시리즈에서 보너스 영상을 보고나온 나는 이번 영화에도 혹시 있을까 하고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 까지 기다려보았다. 나 말고 다른 몇몇 관객들도 보너스 영상을 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보너스 영상은 무인도에 버려진 안젤리카가 탈출해서 잭과의 또다른 관계를 맺을 것임을 암시하는 센스있는 장면이었다. 결국 5편이 나올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었는데 이것 때문에 5편을 더욱 기대하게 되었다.
영화가 나올 때 마다 끝나는 것이 아쉽고 후속편이 또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가 이 영화인 것 같다. 비록 4편이 후속편을 위한 인물 설정편이어서 내용이 약했다는 평이 많고, 실제로도 그러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나는 잭 스패로우와 함께한 4편의 항해를 후회없이 즐겼다. 다음 항해가 기대된다. 잭 스패로우의 앞에는 또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