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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영상매체의 문학적 이해] 영화 '블랙 스완'을 보고 (수학A 200804016 류현자)

작성자류현자|작성시간11.05.29|조회수60 목록 댓글 0

블랙스완 영화감상문

뉴욕 발레단의 니나(나탈리 포트만)는 순진하고, 청순한 발레리나다. 마치 우아한 한 마리의 백조를 연상시키는 니나의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큼 아름답다. 하지만 그런 청순함과는 달리 그는 수컷을 자극할 만한 여성으로서의 관능미는 가지고 있지 못하다. 니나의 엄마는 빛을 보지못한채 은퇴한 발레리나다. 그녀는 나나의 삶을 쥐고 조종한다. 나나는 철저하게 엄마의 품속에서 -그녀의 핑크빛 침실에서 보여지듯- 마치 유아기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어느날 감독 토마스는 새롭게 각색한 '백조의 호수' 공연을 앞두고 발레단에서 가장 뛰어나지만 나이가 들어 퇴물이 되어 버린 베스(위노나 라이더)를 대신하여, 백조와 흑조 1인 2역을 소화해낼 주인공을 찾게 된다.

니나의 섬세하고 내성적인 춤은 백조를 위해서는 완벽하지만 블랙스완에는 적합하지 않다. 블랙스완을 위해서 댄서는 뒤틀리고 섹슈얼하며 위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니나의 건조한 스타일이 블랙스완에 적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토마스는 그녀를 발탁한다. 그는 그녀의 내부에 '블랙스완'이 있음을 알고, 그것을 이끌어 내려고 한다.

완벽한 연기를 위해 니나는 선악을 모두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토마스의 역할은 니나 속에 공격적이고 섹슈얼한 새로운 자아를 창조하는 것이다.

토마스와 면담 후 집으로 향하는 그녀는 흰옷을 입고 있다. 그런데, 저쪽 반대편 어두운 곳으로 부터 검은 옷을 입은 나나가 흰옷을 입은 자신을 스쳐지나간다. 이것은 나나의 새로운 자아가 탄생함을 의미한다.

토마스는 그녀에게 '블랙스완'이 되기위해서 어떻게 해서든 섹스에 익숙해져야하고 심지어 즐겨야한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만져보라는' 숙제를 내린다. 어떻게 해서든 최고의 댄서가 되기 위해 니나는 자위를 시도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그녀의 엄마로 인해 좌절되고 만다.

그녀에게 있어 블랙스완은 억압되어 온 또 다른 자아 일 것이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백조와 흑조로 대표되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억압되어온 흑조가 이제 그 모습을 드려내려고 하는 것이다. 또한, 그녀에게 있어, 성적 쾌락은 '엄마'의 조종으로 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

한편, 새롭게 입단한 릴리는 정교한 테크닉은 없지만, 도전적이고 도발적인 매력으로 감독 토마스가 원하는 흑조 연기를 보여줌으로써 나나는 그녀에게 주인공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이며 점점 초조해 진다.

릴리에게 정상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니나는 점차 파괴적인 본성을 표출하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극에 달한다. 특히 니나를 임신하여 발레를 그만두게 된 니나의 엄마의 존재 또한 기괴한 영화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데 일조한다. 니나의 엄마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고, 니나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자 하며, 그녀를 억압하고 통제한다. 니나의 엄마는 니나에게는 더없는 조력자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스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커다란 존재이기도 하다. 니나는 지금까지도 예쁜 잠옷과 인형들, 오르골에 둘러싸여 있으며,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렇게 니나를 통제하는 중심에는 엄마가 있다.

백조연기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도무지 흑조연기를 어떻게 소화해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니나는 점점 지쳐간다. 그리고, 이러한 니나의 모습에 감독은 실망을 표하고, 그럴수록 니나는 점점 궁지에 몰린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이렇게 불안한 와중에 릴리가 그녀에게 접근하고, 니나는 자신에게 없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릴리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릴리는 자신과는 정반대의 여자였다. 니나가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는 청순한 공주의 이미지라면 릴리는 검은 망사드레스를 입은 섹시한 요부 같은 여자였다. 때문에 니나는 자신이 찾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릴리에게 더욱 끌렸을지 모른다. 어쨌든 니나는 릴리를 따라서 생전 해보지 않았던 일탈을 시도한다. 엄마의 핀잔을 무릅쓰고 릴리와 함께 밖에 나가 클럽에 가서 술을 마시고, 심지어는 마약을 시도하기 까지 한다. 그리고 약에 흠뻑 취해 집에 들어와 생전 처음으로 엄마를 뿌리치고, 엄마를 문밖으로 떠밀어낸다. 이렇게 일탈의 재미에 빠진 니나는 릴리와 동성애 행각을 벌이며, 쾌락에 도취된다.

엄마에게 반항을 하고, 릴리와 함께 술을 마신 다음날 니나는 늦잠을 자 연습에 지각하게 된다. 릴리가 니나의 대역을 하고 있고, 이를 본 니나는 배신감과 불안감이 극에 달하게 된다. 공연 하루 전까지 피나는 연습을 한 니나는 공연 당일 잠에서 깨어나는데, 엄마는 그녀를 깨우지도 않고, 심지어 그녀가 나가지 못하게 문을 잠근다. 이제 엄마마저 위협적인 존재로 돌변했고, 니나는 엄마를 거의 때려눕히다시피 하여 겨우 공연장에 도착한다.

니나는 릴리와 다투다 그녀를 죽이고, 그녀를 자신의 분장실에 숨긴 채 공연을 계속한다. 다음 막이 시작하기 전 그녀는 다시 분장실을 찾았고, 분장실의 릴리의 피를 보며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런데 그 때 누군가가 그녀의 분장실 문을 두드린다. 바로 릴리였다. 그렇다면 분장실에 숨긴 시체는 누구인가? 다시 보니 시체는 없다. 그렇지만 니나의 배에 선명한 핏자국이 있다. 결국 니나는 릴리가 아닌 자신을 찔렀던 것이다.

이제 니나는 더 이상 예전의 순수하던 ‘백조’가 아니다. 그녀는 악마성과 관능미의 화신이 되었고, 그녀의 눈빛과 표정 또한 매우 무서우면서도, 관능적이고, 자신감 있으며 당당하다. 결국 그녀는 그야말로 완벽한 흑조 연기에도 성공하게 된다. 환호성과 박수가 가득한 황홀한 무대. 차가운 감독 토마스 또한 니나에게 모든 치하를 하고, 동료들은 그녀에게 선망의 눈초리를 하며 축하한다. 그러나 이미 그녀는 피로 물들고, 죽어간다. 사람들은 모두 놀라지만 니나는 매우 만족해하며 황홀경에 빠져 자신이 죽어가는 줄도 모르고, 광기어린 눈빛으로 말한다. “느꼈어요. 완벽함을 느꼈어요. 전 완벽했어요!”라고.

이 영화는 한 인간이 완벽함에 대한 욕망으로 인해 분열되고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정체성마저 상실한 채 블랙스완을 향해 달려간다. 나나는 진정한 흑조가 되기 위해 자기 내면의 순수한 백조를 찔러 죽여 버리고, 완벽한 흑조를 연기하게 된다.

나나의 삶은 그저 조종자가 바뀌었을 뿐, 그녀 스스로의 주체적인 삶은 없다. 그녀의 어머니가 만들어 놓은 틀 속에서 어머니의 조종 아래 -영화 중반부에 어머니는 스스럼 없이 딸의 옷을 벗긴다- 살아가던 삶에서, 이제 토마스가 조종하는 삶으로 바뀌었을 뿐, 어디에도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없다. 블랙스완이 되고자한 그녀의 욕망역시 그녀의 것이었을까? 그녀의 어머니로부터 강요당한 욕망이 아니었을까? 마지막에 그녀가 느꼈을 완벽함은 과연 스스로 진정으로 느낀 완벽함이었을까? 토마스가 바라는 완벽함은 아니었을까?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어쩌면 나나의 모습이 아닐까? 내가 완벽하길 바라고, 타인 역시 완벽하길 바란다. 그러한 완벽함에 대한 추구는 자아는 상실한 채 타인이 만들어 놓은 완벽한 모델을 따라 살아가고자 한다. 하지만 진정한 완벽함이란 무엇인가? 그러한 완벽함에 대한 강박관념이 우리 정신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내가 진정 바라는 삶의 모습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남들이 바라는 모습이 아닌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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