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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보랏빛 엉겅퀴 시간

작성자한번쯤은|작성시간26.06.23|조회수8 목록 댓글 0

보랏빛 엉겅퀴 시간

 

푸르러진 그늘을 드리운
6월의 숲을 걸었다
햇살의 아우라로 윤기 품은 나뭇잎
너울대는 애절한 뻐꾹새 울음
그 넘어, 보랏빛 꽃망울로 아롱거리는 이여

6.25 전쟁의 지독한 가난으로
마른버짐, 기계독에 코 흘리던 꼬맹이들
그때 맺은 우정이 엉겅퀴 보랏빛으로 피어
너의 얼굴이 나를 보고 웃는다

기억나니, 빛바랜 흑백시진 속
까꺼머리 교복입은 반세기 전 우리
허기진 가난인줄 모르고
그냥 좋아서 골목이 떠들썩했지
거칠게 자란 엉겅퀴를 닮았었지

모진 세상 살을 들이 받을 때마다
아프지 않으려고, 꺽이지 않으려고
서로의 몸에 뾰족한 가시를 돋으며 버텨낸 세월
하지만 그 거친 가시 틈 사이로
마침내 피워낸 눈물겨운 보랏빛 꽃송이를

가진거 없어 줄 것도 없던 날에
깡보리밤 한 덩이, 옥수수 빵 조각 때어 주며
가시 돋친 서로의 상처를 가만히 덮어주던

그 아련하고 따스했던 우리들의 몸짓

흔들리며 흐르는 세월에 휘말려 어드덧 황혼이 되었고
가장 눈부셨던 날들은 아득한 옛일이 되었어도
내 마음속 너는 여전히 그 보랏빛 엉겅퀴 꽃으로 서 있구나

세상이 아무리 거칠고 시려도
그 시절 함께 품었던 가시와 보랏빛 정이 있어
우리 남은 생이 외롭지 않다

고맙다 친구야, 살아내어 주어
그리고 여전히 내 곁에 꽃으로 있어 주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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