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에서 온 일흔 세 번째 편지
인생에 있어서 변하지 않는 진리를 아십니까?
호주에서 사는 동포들이 고국을 방문한다든지 아니면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비행기를 이용합니다. 지금은 아시아니 항공과 대한 항공이 매일 운행하여 고국을 방문하는데 큰 불편이 없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이 취항하기 전에는 여러 나라를 거쳐 한국을 가야했기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싼 비행기를 이용하기 위해 혹은 여러 나라를 방문해 볼 기회를 만들기 위해 다른 항공을 이용해 고국을 방문하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
요즘 같이 만석일 때는 꼼짝 없이 열 시간 이상 장시간을 비행한다는 것은 고역입니다. 특히 작년에 한국을 거쳐 미국에 갈 때는 비행기 타는 것이 끔찍할 정도였습니다. 특히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고국을 방문하는 것은 고국 방문에 대한 기쁨에 앞서 비행기 안에서 시달릴 것에 더 큰 걱정을 하게 됩니다.
어느 비행기를 타든 비행기를 탈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같은 비행기 임에도 불구하고 비행기 안에서의 공간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비행기 좌석에는 보통 많은 사람들이 타는 이코노미 클래스가 있고 또 몇 좌석 되지 않는 비즈니스 클래스와 퍼스트 클래스가 있습니다.
이 클래스들 간의 차이점이 있습니다. 먼저 비즈니스와 퍼스트 클래스 사람들은 이코노미 클래스 사람들보다 두 배가 넘은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은 비행기에 도착하여 한 시간 이상을 기다리며 공항 수속을 받아야 하지만 이 사람들은 도착 즉시 수속을 밟는 편리함이 있습니다. 물론 비행기를 탈 때도 먼저 탑승을 하는 혜택을 받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기내에서 받는 좌석 서비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비행기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넓은 공간의 비즈니스 클래스의 좌석은 마치 그 좌석이 나의 자리인양 착각하게 만듭니다. 특히 퍼스트 클래스의 180˚로 펼쳐지는 최첨단 침대 형 좌석은 일류호텔 침대만큼의 여유로움이 있다고 항공사가 자랑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좌석의 번호를 확인하는 순간부터 눈에 들어오는 작은 공간의 좌석은 그만 마음까지도 작게 만들어 버립니다. 특히 가운데 줄의 좌석들 중 딱 중간에 끼어 앉게 되면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고 꼼짝없이 갇혀 수련을 쌓아야 합니다. 그런데 혹 만석이 아니어 옆 자리가 비게 되면 그 빈 옆자리에 다리를 쭉 펴고 편안한 여행을 즐기게 됩니다. 그러다 혹 세 자리가 비게 되는 행운을 잡으면 마치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얻은 양 편안하게 누워서 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아이들을 편안하게 재우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자리 쟁탈전까지 벌이게 됩니다.
혹 중앙에 자리를 잡게 되면 기내식의 두 가지 식사 중 한 가지가 떨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원치 않은 식사를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비즈니스와 퍼스트 클래스의 식사는 여러 종류의 또 여러 단계의 최고급 식사입니다. 일반 사람들보다 두 배 이상의 가격을 내고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은 일반 사람들과는 분명 다른 대접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이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 클래스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상당히 많은 돈을 지불하여 더 나은 서비스를 받았다 하더라도 내릴 때는 모든 사람들이 다 똑 같습니다. 서비스 받았던 모든 것을 다 비행기에 두고 내립니다. 이코노미 클래스에서 덮었던 군용 담요 같은 것을 두고 내리듯 퍼스트 클래스에서 공급 받았던 좋은 양털 이불도 내려놓고 가야 합니다. 왕처럼 대접 받았던 서비스도 두고 가야 합니다. 또한 비행기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누가 퍼스트 클래스 손님이고 누가 이코노미 손님인지 구분이 안 갑니다. 또 구분할 필요도 없습니다. 모두 다 똑 같이 출국 심사를 받기 위해 출구를 향하여 걸어갑니다.
비행기 안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 인생의 모습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갖지 못한 특별하게 많은 것을 소유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받지 못하는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먹지 못하는 것을 먹으며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혜택을 누리며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똑같은 비행기를 타듯 똑같은 인생을 사는데 누구의 인생은 퍼스트 클래스나 비즈니스 클래스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코노미 클래스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다른 환경이나 공간에서 살았다 해도 다 똑같은 것 하나는 이 세상의 문을 나설 때 모든 것을 그 자리에 두고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 세상 것을 갖고 갈 수 없습니다. 다 털고 가야 합니다. 또한 이 세상의 마지막 문을 떠난 사람들의 모습도 다 똑 같습니다. 이 세상에서 누가 더 많은 것을 소유했었는지 전혀 구분이 안 됩니다. 또 구분할 필요도 없습니다. 모두 다 출국 심사를 받기 위해 출국장으로 가듯 모두 다 하나님의 심판대를 향하여 가야 합니다.
그래서 전도서 기자는 이렇게 인생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저가 모태에서 벌거벗고 나왔은즉 그 나온 대로 돌아가고 수고하여 얻은 것을 아무 것도 손에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전5:17) 이것이 인생에 있어서 변하지 않는 진리입니다. 이것을 당신은 아십니까? 출처/창골산 봉서방 카페 (출처 및 필자 삭제시 복제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