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매일 매일 새롭게 피어나는 꽃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날들입니다. 영춘화와 산수유를 시작으로 매화와 생강나무, 동백과 미선나무, 개나리, 목련, 수선화, 민들레와 제비꽃, 그리고 벚꽃까지 서로 경쟁하듯이 아름다운 얼굴을 살며시 내밀며 저마다 향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겨울은 추위와 함께 많은 눈이 내려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흐르는 시간은 막을 수 없듯이 겨우내 우중충하고 회색빛이던 천지가 점차 옅은 연둣빛 파스텔톤으로 바뀌면서 차갑던 바람이 따뜻하게 와 닿습니다. 또 땅을 헤집고 올라오는 여린 새싹들이 경이로운 생명의 신비를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꽃들이 만발하고, 연한 초록빛의 새순을 싹틔운 나무와 따뜻한 바람, 새소리 같은 봄 특유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온 세상이 아름다움으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따스하고 화사한 봄, 그러나 그 봄의 향기 속에 묻혀 우리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를 잊고, 우리가 부인해야 할 나 자신을 감춰두어서는 안 됩니다. 먼저 얼어붙은 우리의 신앙부터 깨워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며 자양분을 섭취하고, 기도로써 충분한 영적 기운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동면에 갇혀 지내던 우리의 영혼이 봄이 오는 소리, 아침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깨어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받으심과 죽으심을 생각하며 부활을 준비하는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이 시간 동안 기도와 회개, 단순한 생활과 금식, 이웃 구제와 봉사의 생활을 통해 아름다운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나타내길 소망합니다. 나아가 아름다운 봄의 향기가 가득한 지금, 이해인 시인의 [봄과 같은 사람]이라는 시에서 말한 기뻐하는 사람, 따뜻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게 하며 나아가는 사람이 되길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꿈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