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이 낳은 베풂
지난봄 교육부 세미나 저녁 장소가 금당토박이였다.
푸짐한 샤부샤부 맛집에서 김 목사님 부부 테이블에 앉았다.
‘와~ 정말 좋네요. 야채를 이렇게 많이 주네요!’
위대한 사람과 동석이라 눈치 빠르게 한 접시를 더 시켰다.
꽃잎처럼 열린 사장님이 양푼에서 산 낙지를 한 마리씩 넣어 주었다.
꿈틀거리는 낙지를 보자 군침이 돌았다.
‘이런 음식은 먹을 때 먹어야 남아요.’
큰손 정 목사님이 돈 걱정은 말라며 사장님을 불렀다.
연거푸 두 마리?
경험이 실력인지라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속담이 맞았다.
난 그렇게 통 크게 주문하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베풂의 현장은 배울 점이 많았다.
만두는 김 목사님 앞으로 밀어드렸다.
남다른 배려를 이어가고 싶어 100일 기념 식사를 제안하였다.
좋은 기회, 건강한 공동체를 세워가길 바라는 의도였다.
광주 초청 만남을 약속하고 일어섰다.
추가비는 스웨터의 올처럼 사장님이 풀었다.
포만감에 성경적 세계관 저녁 특강 집중력이 떨어졌다.
며칠 전, 백일잔치가 임박하여 정 목사님께 알렸다.
‘목사님, 어쩌지요.
하필 식구끼리 매년 친인척 집을 방문하는 주간이네요.
어르신들 살피고 섬기는 행사라 시간 내기가 어렵네요.
7월 초에 만나면 어떨까요?’
‘그렇게 조율해 볼게요.’
혼자 고민하고 있는데 카톡이 왔다.
‘목사님, 사모님~~^^ 잘 지내시죠?
오늘이 식사하기로 약속한 100일 이더라고요(헤헤).
찾아뵙지 못해 이렇게 저희 마음을 전합니다.
언제나 좋은 글, 복된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답을 드렸다.
‘권 사모님! 기억하고 어제 정 목사님과 통화했어요.
집안 어른들 가정방문에 다음 달 만나자 하더라고요.
방금 요양병원 예배 마치고 장로님 틀니 찾아왔네요.
그런데 투썸 선물에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빚진 자의 마음은 늘 돌처럼 무거운데 큰일 났어요.
내일 아침 수영장 가면 가라앉아 허우적거릴 것 같네요.
한 꺼풀 벗겨진 하늘이라 무지 덥네요.
행복한 삶 누리세요.’
저녁에는 배 집사님 식사 초대를 받았다.
화순 수림정 회갑연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스물한 고개를 넘었다.
‘목사님, 나이 들수록 눈과 귀의 기능이 떨어지네요.
다리 힘도 없고요.
옛날 같지 않아요.
목사님도 건강 챙기세요.
진즉 한번 모시려 했는데 늦었어요.’
후한 대접 속에 오랜 정을 나눴다.
주일 골목 주차로 상한 마음도 다독거렸다.
집으로 오는 길에 전도 대상 어르신의 카톡이 반겼다.
워런 버핏의 21가지 삶의 지혜 읽고 감사 인사를 전하였다.
‘세월의 끝자락에서 자연 섭리의 순응에 반응한 어르신 향기 느낍니다.
자신에게 엄격하고 이웃에 관용하며 매일 소풍 가는 삶이 그려집니다.
전해 주신 지혜!
삶의 끝자락에서 빛나는 왕관을 만드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재미있는 인생 보내 언제 죽어도 괜찮다는 표현이 최고 좋았습니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잠 16:31)
늙은 자의 아름다움은 백발이니라(잠 20:29) 했는데
어르신 백발도 올바른 삶의 흔적과 존중받을 영광스러운 상징입니다.
귀한 가르침을 새기면서 복된 날 되시길 기원합니다.’
다음 날 아침, 황 목사님에게 전화가 왔다.
‘해남 목사님!
양파 싣고 오시는데 점심 함께 드시지요.
식당 정하면 톡 드릴게요.
12시에 만나지요.’
‘어젯밤 꿈에 전화한 것처럼 반가웠다.
그래요 챙겨 나갈게요.’
내장 지방 관리 중이라 아침은 먹는 둥 마는 둥 공복만 깼다.
월드컵 축구 날, 멕시코 경기 전반전 시청하고 나섰다.
축구공처럼 굴러 썬 베이커리에 멈췄다.
통밀 세이글 빵을 선물 꾸러미에 담았다.
상무 오리온 식당! 오리 맛집이었다.
고기 질과 다양한 샐러드바에 놀랐다.
‘가성비가 좋아 1인분 1만 5천 원!
예약 안 하면 자리가 없어요.
대기실에 기다리는 손님이 많아요.
일찍 오면 오리탕도 서비스로 주세요.
영수증 리뷰 작성 시 음료수도 제공하고요.’
황 목사님 자랑에 신선한 쌈을 쌌다.
부드러운 식감에 착 감기는 맛이었다.
‘윤 목사님! 잘 지내셨어요.
보내 준 양파 달걀과 같이 볶아 먹네요.’
‘우리도 많이 먹어요.
두 달 동안 꼼짝 못 하고 3백여 평의 양파 농사지었어요.
수확이 많아 거두고 꾸려 택배 보내며 건강 검증했네요.
올해가 마지막이라 남은 것 가져왔어요.
집사람 방통대 뒷바라지에 정신이 없었네요.
난 치킨 장학금 한번 받았는데 아내는 전 과목 올에이!
옛날에 그리했으면 서울대 가고도 남았지요.
젊을 때보다 머리가 잘 돌아간다네요.’
‘사모님! 대단하세요, 전공이 뭐지요.’
‘청소년 교육복지 상담학과여요.
농촌에서 쓸 일은 별로 없어요.’
‘투썸 가서 차 마시지요.’
권 사모님께 쏜 쿠폰을 냈다.
오후 볼일 보고 먹물 오징어 파스타로 저녁을 먹었다.
겹치기 밥값 계산은 황 목사님의 뜨거운 심장이었다.
굵은 비에 막혀 오솔길 걷지 못한 아쉬움을 남겼다.
후르츠 프루츠에 들려 과일즙 시켜 은퇴 후 기와집을 지었다.
도중에 충전소에서 하 집사님을 만났다.
빗속을 뚫고 결재한 바람에 연료를 채웠다.
윤 목사님 보낸 톡을 아침에 봤다.
‘오늘 대접 잘 받고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덕분에 유럽 여행 꿈꾸며 그림 그렸네요.
이번 주 거제도 다녀올게요.’
섬김은 한 사람에게 끝나지 않았다.
한 끼 식사와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선물 하나가 또 다른 섬김을 낳았다.
다시 사람 살리는 울타리를 만들었다.
베풀면 줄어듦이 아니라 넓어졌다.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감사는 전할수록 깊어진 평범한 진리였다.
2026. 6. 20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