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슬픔 / 홍속렬
가슴에서 뼈에서
받혀오는 슬픔이
온 몸을
감쌀 때
최후적인 감정으로
죽기 아니면 살기
란 말 같은 기분이
오히려 휠링이 된다.
수많은 전투에서
죽음의 고비를 넘고
기지로 돌아올 때
기지에 남아있던
전우들이 아이스 시킨
캔 맥주를 고지 아래까지
갖고 내려와 나눠주면
시원한 맥주에
갈한 목을 추기며
육신의 시원함과
긴 시간 목말랐던
갈증이 해소되며
온몸에 기준 좋은
알콜의 취기에
기분이 전환되어
아 살아 돌아 왔구나.
또 계속되는 삶을
어찌? 살지?
그렇게, 그렇게
되풀이되는 삶의 한을?
가슴에 품고 가파른
고지 길을 향하던
무거운 발길
차라리 이번 작전에서
적탄에 맞아 꽉 죽어버렸으면
전사 처리가 됐을 텐데
그럼 국립묘지에 안장이 될 텐데
그런데
이렇게 성성하게 살아
하나님 사역을 감당하는 걸 보면
모든 게
하나님 뜻이라
그렇게 생각하며
나 자신의 삶이 아닌
주님을 위한 위대한 삶이라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오늘도
운동화 끈을 질끈 매며
하루 일과를 시작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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