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성찬식을 제정하심(3)
제자들은 그리스도의 행동을
지켜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
베드로의 차례가 되자 그는 깜짝 놀라서 부르짖었다.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어 주시렵니까?”
그리스도의 겸손이 그의 마음을 깨뜨렸다.
베드로는 이 섬기는 일을 제자들 중의 한 사람이
실행하지 않음을 생각하고 부끄러움으로 가득 찼다.
그리스도께서는 꿇어앉아서 머리를 드시고
이 투박스러운 제자를 바라보셨다.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몰라도
후에는 알게 될 것이다.”
베드로는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주님께서 종의 일을 행하시는 것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그의 온 영혼이 창피함으로 들끓었다.
그는 그리스도께서 이 일을 위하여
오신 것을 깨닫지 못하였다.
그는 얼굴을 붉히며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안 됩니다.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베드로가 너무 흥분하였기 때문에
모두들 눈이 둥그래졌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거친 갈릴리 호수를
잔잔케 하셨던 목소리로 그에게 엄숙하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
베드로가 거절한 봉사는 더 높은 정결의 표상이었다.
그분께서는 죄악으로 더럽혀진 마음을
씻으려고 오신 것이다.
베드로는 숨을 거칠게 쉬며
얼빠진 얼굴로 일동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고개를 숙였다.
그는 그리스도와 분리된다는 생각을 참을 수 없었다.
그것은 그에게 죽음을 의미하였기 때문이었다.
베드로는 절박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주님, 그러면 제 발뿐만 아니라
손과 머리까지도 씻어 주십시오.”
“이미 목욕한 사람은
온 몸이 깨끗하므로 발만 씻으면 된다.”
목욕하고 온 사람은 깨끗하지만 샌들을 신은 발은
곧 더러워지므로 다시 씻을 필요가 있었다.
그와 같이 베드로와 그의 형제들은 죄와 불결을
씻기 위해 열려있는 큰 샘에서 씻었다.
예수께서는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제자들의 발에서 먼지를 씻으셨다.
씻으시는 그 일로써 그들의 마음에서
이간(離間)과 질투와 교만을 함께
씻어 버리기를 원하셨다.
이것은 그들의 먼지 묻은 발을 씻는 것보다
훨씬 더 중대한 일이었다.
교만과 이기심이 다툼과 증오심을 일으켰다.
이 모든 것을 예수께서는
그들의 발을 씻기심으로 씻어 버리셨다.
감정의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 그 곳에는 마음의 연합과 서로 사랑함이 있었다.
그들은 겸손하고 온순하게 되었다.
예수께서 유다의 발을 씻기셨지만
그의 마음은 주님께 굴복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정결하게 되지 않음으로
예수께서는 한숨을 지으며 말씀하셨다.
“너희도 이와 같이 깨끗하나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제자들의 발을 모두 씻기셨다.
옷을 입고 다시 앉으셔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실천하게 하려고 내가 모범을 보였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말씀 가운데서 단지
친절한 행동만을 하라고 명하신 것이 아니었다.
여행에서 더러워진 먼지를 없애려고
손님들의 발을 씻기는 그 이상을 의미하였다.
그리스도께서는 바로 종교적 예식을 세우고 계셨다.
우리 주님의 행동으로
이 겸손 예식은 성별된 예식이 되었다.
예수님의 겸손과 봉사의 교훈을
항상 기억하기 위하여 제자들은
이 예식을 지켜야만 하였다.
이집트에서 구출되던 때에 이스라엘 자손들은
허리에 띠를 띠고 손에 지팡이를 잡았다.
여행할 준비를 갖추고 선 채로 유월절 만찬을 먹었다.
그 까닭은 그들이 이집트 땅에서 쫓겨나
광야를 통과하는 고통스럽고 어려운 여행을
시작하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리스도 당시에는 그들에게 주어진
안락한 생활에 맞추어 백성들은 기대어
앉은 자세로 유월절 만찬을 들었다.
식탁 주위에는 긴 의자가 놓여 있었다.
손님들은 왼팔을 의자에 걸치고 바른손은 먹기에
자유스럽게 하도록 그런 자세로 앉았다.
이런 자세로 손님은 자기 머리를 옆에 앉은
사람의 가슴 위에 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발은 의자의 바깥으로 나오게 되어
사람이 좌석 주위를 돌면서 씻길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예수님의 오른쪽에는 창백한 요한이 주님께 기대어
얼굴이 거의 스승의 어깨에 닿을 정도였다.
그 오른쪽에는 머리가 벗어진 베드로가
방심하고 앉아서 딱딱한 엄지손톱을
긴 칼로 갈고 있었다.
그 옆에 안드레와 시몬이 앉아 있었다.
이어서 키가 크고 건장한 큰 야고보와
나다나엘 바돌로매가 앉았다.
예수님의 왼쪽에는 가룟 유다가
어두운 표정으로 앉아있다.
그 옆으로 텁석부리 마태와 최후의 만찬 석상에서
최고 연장자인 다대오 유다가 있었다.
그 다음으로 곱슬머리에
검은 수염을 가진 도마가 있었다.
이 도마는 의심이 많은 시골 사람이긴 하나
성실하고 의리가 있는 사람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수염이 없는 빌립과
작은 야고보가 앉아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의 오른쪽에는 요한, 베드로, 가룟 유다, 안드레,
작은 야고보, 나다나엘이 앉아있다.
왼쪽에는 도마, 큰 야고보, 빌립, 마태,
다대오 유다, 열심당 시몬으로 앉아있다.
풀톤 오우슬러의 원서에는, 예수님의 오른쪽에는
요한, 베드로, 안드레, 시몬, 마태, 다대오 유다가 앉아있다.
왼쪽에는 마태, 도마, 큰 야고보, 빌립, 작은 야고보,
나다나엘이며, 그 반대편에 외톨로 가룟 유다가 앉아있다.
역자는 두 자료와 ‘예수의 생애’에 나오는
‘예수님의 오른쪽으로 요한’,
‘왼쪽에는 유다’가 경쟁적으로 앉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