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세상 이야기(류재훈)

설계된 판/ 기울어진 금융 시스템과 불공정한 돈의 게임

작성자류재훈|작성시간26.06.22|조회수51 목록 댓글 0

설계된 판/ 기울어진 금융 시스템과 불공정한 돈의 게임

 

필자 John Y. Campbell1958517알 런던 태생으로, 영국계 미국인이다. 세계적 금융경제학자이며, 하버드 대 경제학과 교수이다. 자산 가격 이론, 투자 이론, 가계 금융 분야의 권위자다. 금융의 마지막 기능인 정보 제공과 인센티브 제공은 현재 경제의 작동에 필수적이다. 소련의 공산주의 체계가 붕괴한 큰 이유 하나는 자유로운 시장에서 설정되는 가격이 없어서 계획가들이 사회가 어떤 종류의 제품과 서비스가 있어야 하는지를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노동자들이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자체를 하게 할 인센티브도 제공하지 못했다. 소련에는 이런 말이 있다. “그들은 우리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척하고 우리는 일하는 척한다.”

 

개인금융에 대한 수요를 높이는 방식으로 세상이 달라지면서, 개인금융 시스템의 결함은 전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가 되었다. 전에는 사람들이 가족, 친지 네트워크 안에서 살아갔으므로 서로 의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전통적인 공동체에 의존할 수도 없다.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전보다 오래 사는데 가족 규모는 적어졌기 때문에 은퇴 이후 생활비를 개인적으로 조달해야 한다. 지난 40년간 경제가 성장하면서 비교적 풍요를 누리는수백만, 수천만 명이 새로이 생겨났다. 노년기에 어느 정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노후를 위한 저축도 필요하다. 이런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모두에서 중산층 가구가 지속적으로 겪고 있는 고투는 학계와 대중 담론 모두에서 그리 많이 드러나지 않았다.

 

대개 사람들은 같은 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므로, 불평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높아졌고, 이는 정치 담론과 선거 결과 모두의 문에 띄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1년에 세계 인구의 하위 절반은 세계 부 총액의 겨우 2%를 소유하고 있었던 반면, 상위 10%는 무려 76%를 소유하고 있었고, 특히 자산 분포의 가장 꼭대기 층에서 극 부유층의 부가 치솟았다. 노년기를 위해 저축을 한다는 말은, 인생의 이른 시기에 가지고 있는 소득 창출 역량을 금융 자산을 획득해 금융 자본으로 변한다는 말이다.

 

현대 경제에서 금융 지식이 없으면 생애 전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 문맹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심각해서, 18~24세 남성의 68%, 여성의 77%가 금융 문맹이다. 많은 젊은이가 학자금 대출 등 중요한 금융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것은 문제다. 나이가 많아지면 금융 문맹이 줄어들지만 금융 문맹 중 과잉 확신인 사람의 비중은 높아진다. 여성보다 남성 사이에서 금융 문맹이 더 적지만 금융 문맹 중에서 과잉 확신인 사람은 남성이 더 많다. 종합해 보면, ‘금융 문맹인 나이 많은 남성들이 과잉 확신이 가장 높은 집단이다. 금융 문맹이면서 과잉 확신인 사람은 자신의 지식을 과신한 나머지 주식이나 코인 개별 종목에서 공격적으로 들어가는 식으로 무모하게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람들은 양질의 조언으로 영향을 미치기가 어렵다. 어떤 종류의 강매 압력에는 고집이 있어서 저항할 수 있겠지만, 투기성 투자에 확실한정보를 은밀하게 준다는 사람에게 여전히 쉽게 넘어갈 것이다.

 

금융 플레어들은 투자자에게 복리의 위력을 설명하려 애쓰고, 돈을 빌리는 사람에게 부채가 복리로 증가할 때의 위험을 알리려 애쓰지만, 고객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헤밍웨이가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에서 묘사한 말이 있다. “빌이 물었다. 어쩌다 파산하게 된 거야? 마이크가 대답했다. ‘두 가지 방식으로지. 서서히, 그러더니 별안간.’” 아무도 자신이 얼마나 오래 살지, 얼마나 오래 일할 수 있을지 모른다.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사는 투자자는 은퇴 시점에 주가가 얼마일지 모른다. 불확실성을 합리적으로 생각하려면 확률을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흔한 사례 중 하나는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의 능력을 최근 3년간의 성과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 성과가 대개는 그가 골랐던 주식에서 예기치 않은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에 나온 것임에도 말이다. 이 경우 최근 3년간의 성과는 그의 투자 운용 역량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는다.

 

삶에서 우리는 다른 이들을 보면서 배운다. 익숙하지 않은 푸드코트에 가면 줄이 짧아 곧 먹을 수 있는 매대가 있어도 줄이 긴 매대에 가서 줄은 선다. 이는 다른 사람의 결정을 정보이자 행동 지침으로 활용하는 예다. 페이스북 친구들이 집값이 빠르게 오르는 동네에 사는 사람은 본인도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것은 인간의 사회적 속성을 생각하면 놀라운 현상은 아니다. 그러다 빚내 투자한 사람이 주택 가격이 내려가면 빚이 많은 주택 소유자는 종종 재정 압박에 처하게 되고, 집을 압류당해 잃을 수도 있다. 이런 결과가 나타나서 교훈을 얻고 다음 세대에 알려줄 수 있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금융에서 사회적 학급의 문제는 사람들이 돈에 관해 이야기하기를 꺼리며 돈에 대해 정직하게이야기하기는 더욱 꺼린다는 점이다. 순진한 사람들이 자신이 듣는 것을 그대로 믿고서 가장 위험한 금융시장에서도 투기로 쉽게 돈을 버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의사결정 중에는 현재의 비용을 먼 미래의 이익에 견주어 지금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다. 가령 노후 자금을 저축한다는 말은 나중을 위해 현재의 소비를 줄인다는 의미다. 또 금리가 하락할 때 모지기를 재융자하면 수년 동안 월 상환금을 낮출 수 있지만 당장 시간과 관심과 수수료를 들여야 한다. 지금의 비용과 1년 뒤의 이익 사이의 관계를 일관성 있게는 가늠해야 한다. 즉 합리적이라면 지연의 비용을 지연이 발생하는 시점이 아니라, 지연되는 시간의 길이에 따라 가늠해야 한다. 미래는 외국이고 현재의 내게 미래의 나는 타인이다. 이는 현재의 보상과 미래의 이득 사이의 교환 관계를 합리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게 하는 기저의 요인인데, 건전한 금융 관리에는 이 교환 관계에 대한 합리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현재 중시 편향에 따라 행동 하는지 아닌지는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 현재 중시 편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편향을 알고 있다면, 장기적 이익을 고려해 인내심을 가지고 행동하게끔 미래의 자신에게 미리미리 예약을 설정해 두려 할 것이다. 이 버전을 이행 장치라고 부른다. 이는 조기 인출에 위약금을 물게 되어 있는 은퇴 저축 계좌부터 지출을 삼가기 위한 항목별 예산 짜기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이행 장치는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그 돈을 꺼내 쓸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내일의 나도 오늘의 내가 오늘에 탐닉하는 것만큼 내일의 오늘인 내일에 탐식하리라는 사실을 무시하고서 말이다. 이런 순진함은 사람은 자신이 앞으로는 규칙적으로 운동하리라고 생각하고서 자주 이용해야만 돈값을 하는 비싼 헬스클럽 회원권을 기꺼이 구매하는데, 실제로는 거의 운동하러 가지 않는다. 이런 행동을 잘 아는 헬스 클 업은 헬스장이 과도하게 붐비지 않게 하면서도 많은 사람에게 회원권을 팔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금융 행동을 자주 하지 않는다. 고정비용 때문에 합당한 때도 있다. 자세히 주시하고 추적하면서 금융 위치를 조정하는 것이 가장 좋은 행동인 경우가 많은데, 사람들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커다란 변화를 불러올 굵직한 결정을 갑작스럽게 내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기간 동안 금융 문제들이 계속 쌓일 수 있는데, 그다음에 충분한 고려 없이 갑작스럽게 내리는 의사결정은 쌓인 문제들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금융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노력이 많이 드는 일이라고 여긴다. 따라서 금융 사안을 계속 주시하면서 업데이트하는 데 들여야 하는 노력과 시간은 가뜩이나 스트레스 많은 인생에 고통스럽고 귀찮은 가욋일로 여겨진다. 현재에 비해 미래를 가볍게 여기고 지수함수적인 증가를 액수가 너무 커지기 전까지는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금융 의사결정을 미루기도 한다. 금융에서는 잘못된 결정이 훨씬 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므로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현재로서 금융 서비스 제공자는 우리가 간헐적, 감정적으로 금융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그것을 악용하며, 이는 암울한 결과를 낳는다. 필자는 주장한다.

 

2026.06.10.

설계된 판/ 기울어진 금융 시스템과 불공정한 돈의 게임

Y. 캠벨 지음

김승진 옮김

생각의 힘 간행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