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이나 오고 있을까
기다림도 만남의 기대도
막연했던 건 떠난 그 자리에
쉬이 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었다
겨울을 견딘 노란 마늘 싹이며
보리밭 가득 푸른 물이 흐르면
고향집 돌담 아래 제일 먼저
피어나던 보랏빛 제비꽃
기다리지 않아도 봄의 기별을
전하며 그 자리에 와 만나던
그 모습은 막연한 그리움으로만
한동안 봄을 또 서성거려야 했다
사금파리에 밥상에 이른 들풀을 찧어
반찬을 차리던 소꿉놀이 이웃집소녀
새끼손가락에 찜매주었던 제비꽃반지
고향집 돌담은 허물어진지 오래
소녀의 이름도 얼굴도 흐릿해졌으니
살구꽃 밥풀꽃도 피어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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