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가지 교수 접근 방식의 주요 특징, 장점, 한계 비교
가르치는 일(교수:teaching)에 종사할 사람들은 ‘가르친다는 것이 무엇인가’ 또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크게 세 가지 안목을 가지고 가르치는 일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관리적 관점, 치료적 관점 그리고 자유 교육적 관점으로 설명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이 세 가지 접근방식의 주요 특징과 장점, 그리고 한계에 대해서 비교해 보려고 한다
1. 관리적 접근
1) 관리적접근의 특징 및 장점
교사는 수업을 어떻게 관리하는가? 교사의 과업은 학생들이 학업에 몰두하도록 하는 일이다. 교사는 상세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행하고, 도중에 수정도 하고, 평가를 하고 계획을 재수정하고 다시 수업을 한다. 이와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수업관리이다. 교사는 실제로 아주 복잡하고 세밀한 일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교사는 ‘교실에서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일’과 무관한 일이 많다. 교실의 복잡성과 갈등 상태를 생각해 볼 때 ‘관리자’라는 용어가 교사에게는 적절한 것 같다. 효과적인 수업을 위해 교사가 보통 하는 일 중에서 우선 시간과 관련된 측면에서 살펴보자. 교육학 연구에서는 ‘배정된 시간’과 ‘몰두한 시간’을 구분한다. ‘배정된 시간’이란 교과 공부를 위해 할당해 놓은 시간이다. ‘몰두한 시간’이란 학생이 실제로 그 공부를 한 시간이다. 교과에 배정되는 시간의 양은 학생들의 학습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배정된 시간의 크기가 아니라 몰두한 시간의 양이다. 교사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학습 과제에 열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시간관리 기술이 필요하다. 관리의 또 다른 측면은 학습 기회를 제공하는 일이다. 즉 가르쳐준 것을 익힐 기회를 학생들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관리적 접근을 수용하는 교사는 학생의 머리 속으로 들어갈 구체적인 사실, 아이디어, 제재, 관점 등을 학습 내용으로서 중시한다. 관리란 바로 이러한 구체적 지식이 교재, 보조자료, 강의 등을 통해서 학생의 머리 속으로 이동하게 하는 수단이다. 교사의 활동은 시간을 관리하는 기술, 평가나 시험과 연결되는 내용의 선정, 충분한 학습 기회의 확보 등과 같은 관리적 기술을 광범하게 활용하는 일이다. 관리적 접근에서 교사는 구체적인 사실, 개념, 기능, 아이디어 등을 학생들에게 전수해 주기 위해서 또 학생들이 구체적 지식을 제대로 획득, 파지 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조직하고 관리한다. 이와 같은 관리적 접근에서는 과업, 의무 이행, 성취 결과, 산출 실패의 책임 등과 같은 개념이 강조된다. 관리적 접근이 구체적인 지식을 그 원천, 예컨대 책, 교사, 필름 등에서 학습자의 정신으로 옮기는 데에는 확실하고 직접적인 수단을 제공해 준다는 데에 그 가치가 있다. 조심스럽게 이용하면, 관리적 접근은 많은 학생들이 많은 내용을 학습할 수 있게 해 준다.
2) 관리적 관점의 한계
관리적 접근은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교육의 일면을 소홀히 한다. 다시 말해서 관리적 관점에서는 학생의 개별적 특성과 흥미, 여러 가지 교과의 특수한 성격 그리고 ‘지역 사회의 지리, 경제, 문화상의 차이’ 등이 주목받지 못하고 만다. 관리적 접근에서는 일반적인 교수 기술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가르칠 내용의 성격, 가르치는 일의 맥락, 학교와 학생의 배경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소홀히 하기 쉽다. 관리적 접근의 또 다른 한계를 살펴보면, 만일 우리가 현재와 같은 학교의 교실에서 가르치지 않고 그 대신 ‘과외교사’와 같은 상황에서 가르친다고 할 경우 그 학생들은 과외 선생님과 함께 의욕적으로 공부 할 것이고 학생과 교사는 학습 내용에 집중할 것이다. 교실에서와는 달리 학생들은 교사와 동반자 관계가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는 조직하거나 관리할 것이 줄어들 것이다. 이 상황에서는 관리적 교수접근이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다. 몰두한 시간, 평가와 연결된 교육과정, 학습 기회 등에 관한 지식과 기술이 이 새로운 교육 상황에서는 거의 쓸모 없는 것이 될 것이다. 즉 관리적 교수 접근은 현대의 교수 상황에 부합되기 때문에 효과적인 것이다. 관리적 접근의 힘은 오늘날의 학교 구조, 다인수 학급, 교사의 책무성, 시험과 내신 성적, 학년 수준과 졸업증, 특정 교과의 자격증을 가진 교사 등과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교육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지면 관리적 접근의 효과성도 약해질 것이다.
2. 치료적 접근
1) 치료적접근의 특징 및 장점
치료적 접근은 학생 중심적 접근, 학습자 중심적 접근 혹은 수요자 중심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 교사가 수업 계획을 세울 때는 수업 대상인 학생에 대한 생각이 그 기반에 놓여 있다. 학생에 대한 교사의 생각은 수업 계획에 분명한 영향을 준다. 앞으로 가르치게 될 학생을 위해서 좋은 수업이 되도록 계획을 수립한다. 수업 계획을 짤 때에는 학생들의 삶을 적절하게 고려한다. 학생들간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차이, 격차, 다양성 등도 감안한다. 치료적 접근에서는 학생들의 개별적 특성을 무시하거나 교과 공부의 도구로 이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그와 같은 특성들은 그 자체로서 인정된다. 교사는 개별적인 특성을 지닌 그 학생들에게 자기 자신을 발달시키고 자신의 세계를 개척해 갈 계획을 갖도록 한다. 치료적 교사는 학생이 ‘어떤 지식을 어떻게 학습할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 결정, 실천하도록 도와주고, 그렇게 해서 습득한 지식을 자아관을 확립하는 데에 활용하도록 돕는다. 치료적 접근에 있어서 가르치는 일의 목표는 학생이 참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치료적 접근에서는 사람됨의 의미를 이해하고 참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일과 ‘거리가 먼’ 지식을 학생들이 공부하게 하지 않는다. 치료적 접근에서 교사는 학생들이 자기 자신의 교육적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계획하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건강한 인성을 갖춘 인간이 되도록 노력한다. 우리는 세계를 접하게 되고, 그 속에서 우리의 길을 선택하면서 무엇인가가 된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선택과 선택 결과를 회피한다면, 이는 인간됨의 본질인 자유를 회피하는 것이다. 인간들이 도피하는 까닭은 절대적이고 전체적인 자유가 아주 겁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언제나 다른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고, 다른 정서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진실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 우리는 자유에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스스로 의미를 창조해야 한다. 그리고 미래를 지향하고, 개척하고, 우리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2) 치료적 접근의 한계
사람은 각자 기획한대로 미래를 향해 나갈 길을 선택하고 그의 독자성을 유지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 사이에 공통된 어떤 기준이나 결과가 없다면 교육받은 인간이 육성되었는지를 판정할 근거가 없다. 왜냐하면 시험이나 검사와 같은 것으로 증명할 수 있는 어떤 구체적인 지식이 치료적 접근 속에는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치료적 교수의 한계가 있다. 민주주의와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통된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은 오래 전부터 널리 인정된 사실이다. 모든 학생들은 공통된 핵심 교과를 배워야 한다. 이 핵심 교과를 일단 학습하고 난 후에야 학생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과정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 수 있고, 어느 정도 성숙한 후에는 학교를 떠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공동선(共同善)만큼은 중시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치료적 접근이 말하는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교육을 위해 적절한 시간, 장소, 내용을 선택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수정해서 받아들일 것인가? 그러나 치료자로서의 접근은 인간에 대한 위엄과 희망으로 가득 찼기 때문에 그것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것이 오늘 우리 사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열린교육’이 가지는 어려움 이기도하다.
3. 자유교육적 접근
1) 자유교육적 접근의 특징 및 장점
자유 교육적 접근은 구체적인 교수 기술이나 학생들의 심리적 정서적 상태보다는 교과 내용을 매우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자유교육적 접근은 ‘내용’을 강조할 뿐 아니라 특별한 교수 목적을 갖기도 한다. 자유교육은 “일상 경험의 한계로부터 그리고 정형화된 인습의 천박성과 무기력으로부터 학생의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자유교육적 접근에서는 교수 내용 그 자체에 의해서 수업방식이 크게 달라진다. 자유교육적 교사는 학생들이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탐구자가 되기를 희망한다. 교사의 ‘자세’ 혹은 태도는 중요하다. 자세란 ‘상황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행동하는 비교적 안정된 성향“을 의미한다. 위와 같은 의미에서 교사의 ’자세‘는 자유교육적 접근의 핵심 사항이다. 학생들이 학습해야 할 지식과 기능이 과연 그들의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가? 혹은 무미건조하고 관련성도 없는 사실과 기능으로 인하여 학생들의 정신이 속박당하고 있는가? 이에 대해 교사의 가르치는 ‘자세’는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자세란 과학이나 역사와 같은 교과를 가르칠 때 따라야 할 ‘절차상의 원칙’이다. 과학을 배우는 것은 사실을 알거나 이론을 이해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더 나아가 그것은 절차상(節次上)의 원칙(原則)에 따라 움직이는 공적(公的)인 삶을 배우는 일이다. 학생이 지식과 기능을 충실하게 완전히 습득한 것만 가지고 자유교육론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지식과 기능은 해당 교과의 특성에 적합한 ‘자세’와 함께 습득되어야 한다. 이 자세는 교과마다 특수한 자세 이외에 ‘일반적’ 자세가 있다. ‘일반적’ 자세는 개별적인 교과 영역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교과 영역에 걸쳐서 두루 나타나는 것이다. 이 ‘일반적’ 자세를 ‘도덕적, 지적 덕목’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도덕적, 지적 덕목은 자유교육적 접근의 내용이 될 수도 있다. 학습자는 각 교과 영역의 지식과 기술뿐만 아니라 도덕적 지적 덕목도 내용으로 습득하게 된다. 자유교육적 교사는 독단, 인습, 고정관념 및 관습 등으로부터 학생들의 정신이 자유롭게 되도록 가르쳐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창의적으로 행동하며, 학생들로 하여금 그를 따라 하도록 하고, 창의적 기회를 제공하고, 또 그렇게 하도록 시킨다. 자유교육적 접근에 따르면 ‘폭넓은 기본 지식과 이해’가 ‘적절한 지적 도덕적 성격 특성’과 결합될 때 인간의 정신은 제대로 발달하고 자유롭게 될 수 있다.
2) 자유교육적 접근의 한계
교과 지식을 대단히 강조한다는 점은 자유교육적 접근의 고민이 되기도 한다. 학교를 생각해 볼 때 학생들의 개인차는 매우 크다. 모든 학생들이 여러 교과를 수준 높게 공부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자유 교육론자들이 신봉하는 학문적, 학자적 정신을 모든 학생들에게 발달시킬 수 없을 것이다. 오직 일부 학생들에게서만 그 목표를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접근은 엘리트주의적 교육관이라고도 한다. 자유교육에 대해서 다른 문제가 제기된다. 전통적으로 자유교육은 계급적 분화와 경제적 억압의 도구로 이용되었다. 특권 계급이 자신들의 특권적 지위를 계속 유지하려고 할 때 자유교육은 그 도구가 되기 쉽고,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도 많다. 특권의 배타적 독점(獨占)은 언어, 인종, 성별 등의 차이를 토대로 해서 행해지지 않고, 교육의 성취 수준과 교육 유형의 차이를 기반으로 행해지는 것이다. 계급 지배나 문화적 재생산은 자유교육의 필연적 결과는 아니다. 이와 같은 결과를 피하려면 통찰력과 경계의식이 필요하다. 자유교육에 대한 또 다른 비판이 제기되었다. 충분히 발달된 정신과 폭넓은 지적 안목을 갖춘 사람이 교육받은 인간의 모습이라면 이것은 상아탑적인 혹은 너무 협소한 교육관이라는 비판이다. 자유교육을 ‘정신의 발달’로 생각하면 정신의 발달은 ‘지식과 이해의 획득’으로 한정되고, 그 지식은 ‘명제적 지식’으로 제한되고 만다. 자유교육을 받은 사람은 지식의 형식이라는 안경을 통해서 세계를 “보는” 것을 배울 뿐, 이 세계에서 “행동”하는 것을 배우지 못하고 만다. 또한 ‘감정과 정서를 함양하도록 격려 받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유교육을 받은 사람은 타인에 관한 ’지식‘을 갖추지만, 타인의 ’복지에 대한 관심‘은 배우지 못할 것이다. 타인에게 친절하게 행동하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 사람은 사회에 대해 이해를 하겠지만, 사회의 부정의에 ’분노하거나‘ 사회의 운명에 대해서 진지하게 ’관심‘을 갖는 것을 배우지 못할 것이다.
4. 종합적 판단
세 가지 교수 접근은 훌륭한 교사가 되는 데 모두 중요하다. 관리적 접근은 교사에게 전문 기술을 요구한다. 이 기술은 아주 구체화된 내용을 그 원천인 자료나 교재로부터 수요자인 학생에게로 전수시키는 데에 필요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고도로 구체화된 교육 과정 자료와 표준화된 검사 및 시험 도구가 관리적 접근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지만 실용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효과적인 교수 기술을 발전시키고, 숙달된 수업을 책임 있게 행하면서 이와 동시에 내용 영역도 심측적으로 탐구하고, 지식의 구조와 지식간의 상호 관련성도 강조하고, 그리고 도덕적, 지적 덕목을 길러주는 방법(자유교육적 접근)도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치료적 접근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의 인격적 삶과의 관련성을 높인다고 해서 그들의 학문적 발달을 도모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학교 밖에서 살아가는 학생들의 삶 속으로 파고들지 않은 채 그들의 학문적 발달만을 도모할 수 없다. 치료적 관점에서 볼 때 교사의 목적은 단순한 지식과 기능의 습득을 넘어선다. 교사는 학생들이 학습한 것을 학생 자신의 정체성(正體性)과 의미이해(意味理解)를 높여주는 방향으로 활용하고, 해석하고, 확대해 갈 수 있는 힘을 길러주지 않으면 안된다. 치료적 접근에서는 인류의 지혜를 ‘학습자를 위한 지혜’로 바꾸고자 한다. 여기서 학습자가 스스로 그것을 터득하여 마침내 자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교사는 노력한다. 세 접근들은 실제 수준에서 대립되지 않을 것이다. 교육받은 인간이란 어떤 사람인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충분하다. 유행에 부합된다고 해서, 혹은 교실에서 잘 통한다고 해서, 혹은 학교 운영위원회나 교장이 그것을 추천한다고 해서 세 접근 중 어느 하나만을 옹호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선택, 결정하는 일에서 어느 한 가지 사항만을 결정적인 근거로 삼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