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오세훈의 기사회생과 곤혹스러운 장동혁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6/06/05 [17:30]
6.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끝나자, 장동혁 국힘당 대표의 처지가 곤혹스러워지고 있다.
장 대표가 쫓아낸 한동훈 전 대표가 국회의원으로 기사회생했다. 또 징계하려 했던 오세훈은 서울시장으로 당선됐다.
윤석열 내란 이후 국힘당을 장악해 온 장 대표의 처지에서 두 사람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기쁠 수 없다. 무소속으로 기사회생한 한 의원, 장 대표와 거리를 두는 선거운동으로 당선된 오 시장은 장 대표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지방선거 후 국힘당의 주류, 친한동훈계 할 것 없이 장 대표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다.
‘친윤’인 윤한홍 의원은 “당의 잘못으로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안 해도 될 고생을 했다. 당을 혁신·재편하지 않으면 다음 선거는 더 어려워진다”라고 했고, 한기호 의원은 “환골탈태가 필수”라고 했으며 이양수 의원은 “선당후사 정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는 등 장 대표 체제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책임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소리와 같다.
친한계는 더 노골적이다.
우재준 국힘당 최고위원은 5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장동혁 대표가 그냥 버티고 있으면 (당내 갈등이) 수습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장 대표의 사퇴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 최고위원은 국힘당 지도부가 결단해 한동훈 의원의 복당을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훈 국힘당 의원도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송언석 원내대표 임기가 16일까지로 다음 주 초 원내대표를 새로 뽑을 것 같다”, “그 과정에서 한동훈 복당 문제가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이라며 “장동혁 체제가 유지된다면 복당은 절대 불허할 것”이라고 했다. 즉 장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어부지리로 당선돼 몸값이 올라간 유의동 의원도 장 대표의 거취에 대해 말했다.
유 의원은 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잘 따져보고 대안을 이야기할 시기라며 “그것(대안)이 (장 대표의) 거취 표명으로 연결돼야 한다면 그것도 피할 이유는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이재명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서 보수가 하나로 되어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한 의원이 복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힘당의 주류나 친한계는 일단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장 대표에게 지우면서 장 대표를 몰아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서는 두 집단이 서로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 지금은 ‘장 대표 사퇴’로 일단 힘을 모을 것이다.
하지만 장 대표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직후인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막중한 책임을 외면하지 않고, 당원들과 함께 우리가 나아갈 새 길을 찾겠다”라며 대표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부정선거 음모론자와 손을 잡는 방식으로 사퇴 압박을 모면하려 하고 있다.
장 대표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명분으로 극우성향의 지지자를 규합하고 있다. 5일 장 대표는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개표소를 찾아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여러분과 함께 제대로 싸우겠다”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함께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책임을 이재명 정부에 지우면서 자기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거 무효라고 주장하는 건 오 시장의 거취 문제와도 관련이 있기에 이는 국힘당에서 외면받을 확률이 높다.
이러나저러나 장 대표의 처지는 난감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