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은 왜 CIA에 계엄문건 전했나? 드러나는 그날의 비밀
- 심원섭 기자
- 입력 2026.06.12 13:14
홍장원 전 국정원 차장 ‘CIA에 계엄 메시지 전달’ 의혹
종합특검,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두 차례 집중 조사
홍 “할 말 많지만, 국민께 걱정시킬 일 전혀 하지 않았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1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과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채상병)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지난달 22일 1차 소환에 이어 11일 재차 소환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약 9시간 동안 홍 전 차장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계엄 당일 행적 등을 조사했다.
이날 9시 46분께 과천 특검 사무실에 도착한 홍 전 차장은 “여러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들어가서 잘 설명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홍 전 차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미국 정보기관을 접촉해 계엄을 정당화하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국정원 관계자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비상계엄 다음 날 오전 국가안보실로부터 ‘우방국가에 비상계엄의 배경을 설명하라’는 요청과 함께 한글로 작성된 문건을 전달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후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지시에 따라 1차장 산하 해외담당 부서는 주한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를 국정원으로 불러 문건 취지에 따라 설명했으며, 홍 전 차장은 이 모든 과정을 보고받고 재가했다는 게 특검팀의 주장이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11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과천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으로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과정에서 특검팀은 국정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당시 회의 참석 직원들의 업무 수첩과 문건에서 계엄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표현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홍 전 차장이 계엄 당일 1차장 산하 부서장 회의를 소집해 계엄에 관여하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홍 전 차장 측 변호인은 기자들과 만나 “CIA 관련 문건은 12월 4일 비상계엄이 종료된 이후에 나왔지만, 국정원 정무직 회의나 부서장 회의는 그 전날인 12월 3일 열렸다”며 “비상계엄 종료 이후에 나온 CIA 메시지를 내란과 연결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비상계엄 당일 홍 전 차장의 행적에 대해 “홍 전 차장은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 이후인 4일 새벽 1시 30분쯤 퇴근했다”며 “3일 자정 무렵 있었던 부서장 회의 등에서 CIA 관련 지시나 논의는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지난달 22일에도 홍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9시간가량 조사했으며 이에 홍 전 차장은 조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특검도 단단히 오해할 만한 사실이 있어서 충분히 오해를 풀어드렸다”고 말했으나 특검팀은 홍 전 차장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날 재차 소환한 것이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일 정무직 회의가 끝난 뒤 소집한 부서장 회의는 10분 만에 종료됐으며, 계엄 상황에서 부서별 업무와 조치 사항, 매뉴얼 등을 다음 날 정리하자는 내용에 불과했다”면서 “그리고 부서장 회의를 마치고 조 전 원장을 찾아가 ‘방첩사가 이재명, 한동훈을 잡으러 다닌다’라고 말했다”고 부인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특검에 출석한 지 약 9시간 만인 오후 6시46분께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지 않고 지하 주차장을 통해 특검 사무실을 떠났으며, 특검팀은 오는 22일 홍 전 차장을 3차 소환해 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편 특검팀은 CIA에 계엄 정당화 문건을 전달하는 데 관여한 국정원 실무 직원 3명도 피의자로 입건했다.
특검팀은 이날 계엄 당시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으로서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보좌했던 전무곤 전 검사장을 소환해 계엄 당일 대검의 움직임과 심 전 총장의 지시 내용 등을 비롯해 계엄 이후 ‘내란 수괴’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대검의 부적절한 대응이 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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