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는 2000년 OECD가 회원국들의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제 학생 성취도 측정(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PISA필자 주1>)에서 읽기 1위, 수학 4위, 과학 3위 등의 좋은 성적을 받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의무교육체제를 가진 나라로, 많은 교육순례자들(educational pilgrims)의 목적지가 되었다. 한국은 PISA 2000에서 읽기 6위, 수학 2위, 과학 1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하였으나, 읽기 영역에서 최우수 등급인 5등급 학생 비율이 전체의 5.7%에 불과하여 경쟁 국가들에 상당히 뒤진다고 지적된 바 있다. 참고로 PISA 2000에서 핀란드의 5등급 학생 비율은 18.5% 이었다. (표 참조) 한편 전통적으로 우수한 교육체제를 가지고 있다고 믿어오던 독일은 성적이 저조하여, 국민적으로 큰 충격을 받고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결론은 OECD회원국의 국제학생성취도평가에서 핀랜드가 모든 학습의 기분인 읽기 전체 1등을 하였고 특히 가장 높은 능력을 가진 그룹도 가장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융통성 있는 학급 운영이 첫 번째 비결
핀란드의 학교 교육은 다른 나라들보다 늦은 7세부터 시작한다. 학생 1인당 교육비 지출은 연 5,000$ 정도로 OECD 국가 중 높은 편이 아니고, 학급당 학생수도 30명에 이른다. (2000년 현재, 한국의 중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 지출은 3,655 $이며, OECD 평균은 5,575 $, 자료: Education at a Glance 2003) 핀란드도 한국처럼 1990년대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핀란드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학습 환경은 그리 좋지 못한 실정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인 비결은 무엇일까? 학급 운영의 융통성(자율성)의 보장, 동질성이 높은 인구 구성, 그리고 비교적 여유 있는 국민 생활수준이 바로 그것이다. 비록 후자의 두 가지 조건은 교육정책입안자가 쉽게 좌지우지 할 수 없는 것들이지만 첫 번째 조건인 ‘학급 운영의 융통성’의 보장은 해당 국가의 사회,경제적 여건의 제약을 비교적 적게 받고 현실에 도입,시행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본다.
교사는 사회적으로 높이 존중받는 직업
Barry McGaw OECD 교육국장에 의하면, 핀란드는 우수한 교사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는다는 특색이 있다고 한다. 먼저 핀란드에서 교사가 되려면 석사 이상의 학위를 소지하여야 한다. 보수의 수준은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특별히 높은 편은 아니지만, 핀란드에서 교사가 사회적으로 높이 존중받는 직업이라는 사실은 틀림이 없다. 일례로 핀란드 청소년 사이에서 교사는 희망 직업 1순위이며 교사 지망생들 간 치열한 경쟁으로 대학 입시에서 밀려나는 지원자가 상당 수 있다.
독서를 장려하는 문화와 TV 영어 자막 방송
6세 아의 취학전교육이 의무는 아니지만, 핀란드 여성 대부분이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어린이들은 1세부터 6세까지 보육시설에 다닌다. 7세에 학교교육을 시작하기 때문에 이론상 핀란드 아이들은 다른 나라 아이들보다 읽기 학습이 늦다. 그러나 놀이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학습에 흥미를 느끼며 시작하는 덕에 다른 나라 아이들의 읽기 능력을 금새 추월하게 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핀란드에는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이야기 들려주기, 도서관에 데려가기 등 독서를 장려하는 문화가 사회에 널리 퍼져있다고 한다. 아울러 성장과정에서 아이들은 텔레비전과 영화를 보는데, 상당 수 영어로 된 TV 프로그램이 더빙되지 않은 채 자막과 함께 방영되어, 텔레비전 시청을 통하여 아이들의 읽기 능력이 자연스럽게 신장하는 된다고 한다.
교수,학습과정에서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
핀란드는 전형적인 9년제 종합학교(Comprehensive School-필자주 2>)인 The Suutarila School에서는 7세부터 15세까지, 1학년부터 9학년까지 약 500명의 학생들이 생활한다. 학교는 조명과 난방이 잘 되어 분위기가 밝고, 매 45분 수업 당 주어지는 15분의 휴식시간 동안 학생들은 건물 내,외의 공간에서 열기를 식힐 수 있다. 아울러 모든 학생들은 따뜻하고 건강한 무료 점심 급식을 제공받는다. 학급 운영에 있어 핀란드의 학교들은 과목 영역들에 정해진 핵심 국가교육과정과 교육목표를 준수하는 한 교수,학습과정에서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 예를 들면, 교사가 재량에 따라 교과서를 선택하여 교수할 수도 있고, 교과서를 선택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또한, 실내 또는 실외에서 마음대로 수업할 수 있고, 학생들을 소집단 또는 대집단으로 마음대로 편성할 수 있다.
영재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지만, 뛰어난 학생들을 위하여 교사들이 영재성을 개발할 수 있는 방안을 재량에 따라 제시해 줄 수 있다. 뛰어난 학업 성취를 보이는 학생들의 경우 교사가 다른 학생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도우미 역할을 맡기도 한다. 또래집단 안에서 보다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도 분리하지 않고, 통합하여 함께 가르친다.
학생들은 두 개의 외국어를 배우도록 되어있는 데 대개 필수로 스웨덴어를 배우고, 제2외국어로 영어를 선택한다.필자 주 3> 예술, 음악, 체육, 나무 작업, 바느질, 직조 등도 필수과목으로 남녀 구분 없이 교육된다. 아울러 90대의 컴퓨터가 학교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학생들은 방과 후에도 도우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숙제 클럽에서 숙제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한편, 핀란드 교육 관리들은 남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가 여자 학생들에 뒤처진다는 점과 교사 지망생들은 많으나 사회 서비스 영역을 초월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대표적 교육 문제로 꼽고 있다.
필자 주1> PISA는 각국에서 의무교육을 마친 15세 학생들의 성인 생활 준비도를 측정한 것으로 2000년에 ‘읽기(Reading)’를 주 영역으로, 수학, 과학을 보조 영역으로 측정하였다. OECD는 2003, 2006, 2009, … 등 3년 주기로 검사를 실시하여 자료를 축적할 예정이다.
필자 주2> 핀란드의 학제는 1년의 취학전교육, 9년의 종합학교, 3년의 종합후(post-comprehensive) 일반 또는 직업 고등학교, 그리고 고등교육과 성인 교육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무교육기간은 7세부터 10년인데, 학생이 17세가 되거나, 종합학교 교육과정을 마치는 것 중 먼저 발생하는 것에 따라 끝난다. 학생들은 일반 고등학교 3년을 마칠 때 대학 입학 국가 자격 시험(The national matriculation examination)을 친다. 18개월 동안 3번의 시험을 칠 수 있는데, 핀란드어, 스웨덴어, 외국어, 수학 또는 일반교과(general studies) 등 4과목이 필수이며, 추가로 다른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필자 주3> 핀란드의 공용어는 Finnish와 Swedish 이므로 학생들은 반드시 두 언어를 배워야 한다. 한 언어를 mother tongue으로 하는 사람은 반드시, 다른 한 공용어를 배워야 한다. 한국인들에게 생소하지만, 유럽 국가들 중에 몇개의 공용어들을 가진 나라들이 많다. 벨기에는 프랑스어와 Flemish 2 언어를, 스위스는 독일어, 프랑스어, 이태리어, Romansh 4 언어를 공용어로 쓴다
글: 김광호 (주OECD대표부 1등서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