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섭 (1922 - )
소설가 평양 출생 일본 대학 중퇴 집필 생활 시작은 1949년 ‘연합 신문’에 「얄궂은 비」를 연재하면서부터이다 1953년 「문예」에 단편 「공휴일」이 추천되어 작가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현대의 어두운 면과 인간의 고독한 삶을 통하여 고발 의식을 보여 주었다
- 저서 및 작품
· 단편집 : 비오는 날
· 단편 : 사연기(53) 생활적(54) 미해결의 장(55) 설중행(56) 조건부(57) 잉여인간(58) 포말의 의지(59) 신의 희작(61) 흑야(70)
· 장편집 : 부부(62)
· 장편 : 낙서족 (59) 부부(62) 인간 교실(63) 길(69) 삼부녀(70)
- 주요 활동 및 작품 활동
1949년 단편 「얄궂은 비」 발표. 1953년 단편 「공휴일」이 추천되어 문단에 데뷔. 단편 「비오는 날」발표. 1955년 현대문학사 신인문학상 수상. 1959년 「잉여인간」으로 제4회 동인문학상 수상. 1962년 장편 「부부」출간. 1969년 장편 「길」 발표. ꡔ손창섭 대표작 전집ꡕ 출간. 1984년 일본에 체제. 김성한, 장용학 등과 더불어 1950년대의 문학사를 빛냈다. 1955년 현대문학사 신인문학상을 수상하고 1959년에는 「잉여인간」으로 동인문학상을 받았다.
- 작품 경향
착실한 사실적 필치로 이상인격의 인간형을 그려 내어 1950년대의 불안한 상황을 잘 드러냈고 독특한 시니시즘의 필치로 불의에 참지 못하는 다혈질의 성격을 창조하고 거침없이 파국으로 몰고 가는 주제의 결말은 종래 상식적인 문학관을 크게 뒤바꾸어 놓았다
그의 작품의 주인공 선택에 있어서 심신장애거나 비정상적인 삶을 사는 인물을 택해 인물묘사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인간통찰에서 나온 심리적 터치나 인간에 대한 냉소적인 관찰로서 리얼리티를 획득하고 있다. 기성사회 기성권위에 대한 억압된 작가의 인간적 자기 발산이 문학의 형태로 표출된 까닭에 그의 작품들은 자연히 냉소와 자조, 실의와 체념, 위장된 시니미즘, 허위와 불신 등이 전반에 나타난다.
그는 6.25라는 민족사적 비극, 전쟁의 극심한 혼란을 주로 문제삼은 대표적인 전후 문학작가로서, 상황이 주는 압력을 그대로 수용하여 불행한 생존 조건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부정적인 인간 묘사로 일관하고 있다. 그의 소설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정상적인 육체와 삶을 소유하지 못한, 본심은 선의의 패배주의자들이다. 「비오는 날」 「혈서」 「잉여인간」의 주인공들이 모두 그러하다. 상황개척에 대한 의지가 결여된 채 성과 식량에만 관심을 두는 동물에 가까운 인간으로 묘사하고 있는 그의 이러한 인간관은 자신의 불행했던 개인사와 식민지 해방 후의 혼란, 6.25등 연쇄적인 불안상황이 결합됨으로써 형성된 것이다. 한편, 서정적 묘사나 지적 비판없이 정서적 환기를 목적으로 하는 집요한 문체나 희극적인 대사와 인간 통찰에서 나오는 심리적 처리, 인간에 대한 냉소적 관찰로 얻어지는 인물의 사실성은 그의 소설이 지닌 형식적 특성이다.
* 시니시즘(cynicism) : 세인의 이목이나 풍속 습관 도덕 등을 무시하거나 냉소하는 태도
- 작품 세계
그는 병적일 만큼 날카로운 자의식과 가난 고독 속에서 문학 활동을 했다 비사교적이며 외고집적인 천성으로 문단의 기인으로 알려졌다 그의 문학은 거센 전쟁이 휘몰아간 폐허의 상황을 반영하여 짙은 허무와 불안 무의미한 인생의 인식에서 출발하여 부조리와 반항적인 입장을 끝까지 지켰다 병들어 있는 삶의 조건에서는 병들지 않은 사람이 없다 그래서 그의 작품 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비정상적인 인간관계 병적인 도착심리로 가득 차 있다 그 인물들은 모두 현대인의 병든 내면세계를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절박한 현실의 그들에게는 미래의 자유보다도 오늘의 생존이 더 절실한 것이다 독특한 그의 문학은 당시 문학관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 비오는 날
1. 주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이 가져다 준 인간의 무기력한 삶 또는 허무의식
2. 줄거리
피난지 부산에서 리어카에 잡화를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원구는 비오는 날이면 동욱 남매를 생각한다 동욱은 불구자인 누이 동옥을 데리고 월남하여 미군을 상대로 초상화를 그려주고 산다 동옥이가 사람 많은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인가에서 외딴 곳 황폐한 집에 살고 있다 동욱은 목사가 되겠다고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없고 원구더러 동옥이와 결혼하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미군을 상대로 한 초상화 벌이도 끊기고 동옥이는 집 주인에게 돈을 떼이기도 한다 한 달 가까이 장마로 놀고는 원구가 동욱이를 찾아가나 둘 다 어디론가 떠나고 없었다
3.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4. 배경
-공간적 : 전후의 황폐하된 동래 부근의 외딴 마을이며 비가 오는 음울한 분위기와 결합되어 음 산하기 이를데 없는 공간
- 사상적 : 전후의 실존주의와 휴머니즘
5. 문학사적 의의
이 작품은 1953년 11월 「문예」에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 전후 소설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사건 자체가 전쟁 후의 현실 적응 문제이며 음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와 병적인 인물들이 등장하며 손창섭 문학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인물들은 의지에 의해서 행동하지 않고 마치 어떤 동물처럼 수동적인 자세로 움직이는 이상성격자이다 이는 당대의 시대상을 잘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앞이 보이지 않는 절망적인 상황과 비정상적인 인간들의 삶을 통해 전쟁이 가져다 준 물질적 정신적 상처와 전후의 참상을 고발하고 있다 그 방법에 있어서는 작가는 끝까지 냉소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작품에서 짙은 허무주의를 느낄 수 있다 6.25 라는 비극적 역사가 부정적인 인간성으로 표현되고 있으며 자의식의 세계를 다루면서도 평이한 문장을 쓰고 있다
6. 「비오는 날」의 배경과 주제
이 글의 공간적 배경은 피난지 부산이다 부산은 6.25 전쟁 중에 고향을 떠나 남으로 피난 내려온 사람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원구나 동욱 남매에게서 보듯이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는 비극의 장소이다 더구나 폐가나 다름없는 동욱 남매의 집을 배경으로 설정한 것은 작품의 분위기를 결정해 주고 있다 또 시간적 배경은 장마철이다 이것 역시 작품의 분위기와 밀접하게 연결되고 있다 장마철의 눅눅한 분위기와 같은 불쾌감 우울함이 이 작품의 주제와 관련하여 무기력함이나 허무 절망같은 정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게 한다
** ‘비’의 이미지 : 우울 무기력한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매개체
□ 혈서
1. 주제
인간의 비정함과 사회의 모순의 고발을 통한 진정한 의미의 휴머니즘의 추구
2. 줄거리
규홍은 충남 고향에서 면장을 하는 부유한 집안의 장남으로 법대를 나와서 판검사가 된다는 조건으로 서울에 유학을 온다 그는 부친의 친구집에서 하숙을 한다 그에게 집에서 매달 하숙비를 보내오는데 그는 부친의 뜻과 달리 국문과에 적을 두고 문학공부에 몰두한다 전쟁 후에 돌아온 규홍은 창애가 돌부처처럼 머물고 있음을 발견한다 그녀는 간질병이 있는 처녀이다 그녀의 아비인 박노인은 지방으로 먹과 붓을 팔러 다니다 한달 혹은 두달에 한번씩 창애를 보러 온다 이 집에 달수와 준석이 함께 기거하고 있다 달수는 취직을 하기 위해 하루 종일 거리를 헤매다가 돌아오는 길이다 그는 무거운 마음으로 절망감을 느끼면서 자신이 영원히 불행할 것 같은 생각에 사로 잡힌다 불이라고는 지펴본 적이 없는 방안에는 준석이가 이불을 둘러쓰고 누워 있다 취사도구가 놓여있는 한쪽 구석에는 석유풍로와 나란히 창애가 앉아 있다 준석은 달수에게 어렵게 대학을 다닐 필요없이 군에 입대하라고 종용한다 달수는 고학을 해서라도 대학을 다녀서 성공하겠노라고 거의 울상이 되어 항변한다 규홍은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불란서와 강습을 받고 아홉 시가 훨씬 넘어서 집에 들어온다 그는 신문과 잡지에 여기저기 투고하지만 그의 시가 어디에도 발표된 적은 없다 최근 그가 심혈을 기울여 쓴 작품이 혈서라는 제목의 시이다 준석은 규홍이 시를 쓰는 데 불만이며 그가 없는 사이 그의 시를 비판하다가 달수와 논쟁을 한다 창애는 언제나 밥을 끓이고설겆이를 하는 일 외에는 돌부처처럼 앉아 있기만 한다 박노인은 가끔 규홍에게 자기의 딸과 결혼할것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내온다 그러면 준석은 달수더러 규홍과 창애의 결혼을 찬성하라고 강요한다 달수는 그들의 결혼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지만 준석의 주먹다짐에 맥 없이 무너진다 규홍과 창애는 두 사람의 논쟁에 상관하지 않는다 달수는 취직이 안되자 차차 자신을 이상히 여기고 이제껏 살아남은 일까지도 신기하게 생각한다 혹독한 추위가 기승을 부리자 규홍의 양쪽 옆에 누운 달수와 준석은 논쟁을 벌인다 그들은 누군가가 창애와 이불을 같이 덮고 자기로 합의하나 누가 가느냐로 고심한다 준석은 자신이 가겠다고 하며 달수는 규홍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국 준석이 창애의 방으로 들아가 버리자 규홍은 웃기만 한다 방학이 되어 규홍이 고향으로 내려갈 무렵 박노인의 편지가 다시 온다 준석은 또 규홍과 창애의 결혼을 주장한다 달수는 용기를 내서 창애가 임신한 사실을 말한다 창애의 임신이 자기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면서 준석이 격분하자 달수는 눈물을 흘린다 준석은 달수를 병역기피자로 몰아 부치면서 혈서를 쓰라고 달수의 손가락을 절단한다 선혈이 도마와 방바닥을 적시자 달수는 기절을 하고 준석은 지팡이를 짚고 어둠속으로 사라져 간다
3.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4. 배경
-공간적 : 갈등의 대상이요 폐쇄적 공간인 ‘방’과 절망과 좌절을 달수에게 일깨워 주고 준석을 어둠 속에 묻어버리는 ‘길’
- 사상적 : 전후의 허무의지와 휴머니즘
5. 문학사적 의의
이 작품은 1955년 1월 「현대문학」에 발표한 단편 소설이다 전쟁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서술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쟁의 상처와 상황의 부조리와 억압 속에서 번민하고 좌절하는 인간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주인공인 달수와 준석 그리고 창애 등 병적인 성격의 소유자나 정신적 육체적 생리적인 면에서의 비정상적인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본능적인 존재의식만으로 자신의 삶을 지탱해가는 인간들을 제시함으로 해서 인간적 의미의 상실과 인간의 가치 하락이라는 문제의식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는 인간의 구원에 대한 문제를 작가가 심각하게 제기한 것으로 진정한 의미의 휴머니즘 문학을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 역시 그의 작품 대부분에 나타나는 유형화 된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먼저 인물의 설정과 구조에 있어서 유사하며 사건의 전개와 삼각관계의 구성이 유사하다 욕설이나 방언 등의 구사에 있어서도 유사하며 주제의 단일성과 소재의 단조로움 등 역시 유사하다 이 작품은 인간의 암흑적인 측면을 적나라하게 제시함으로 해서 당대의 독자들에게 상당한 정도의 충격을 안겨준 점에서 그 문학사적 의의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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