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아침 기상이 좀 빠르다.
5시에 일어나서 밥을 해 먹고 둑길을 걷는데 우산이 뒤집어질 정도의 바람만 불지 않으면
걸으니까 사람들은 내가 눈에 잘 띄나 보다.
얼굴은 익숙한데 누군지는 모르는 사람들끼리 아침 저녁으로 마주치는데 어느 한 싯점에는 주로 남자들이
아지매 부르기도 하고 아는척을 했었는데 요즘은 성별구분 없이 인사를 해 온다.
사람이 늙으면 얼굴도 닮아가고 체형도 비슷해져서 눈여겨 봐도 헤깔리는데 한 번 "이모야"라고 아는척을
해 오면 마주칠 때 마다 인사를 해야할 것 같아서 나는 좀 귀찮다.
오늘 아침에도 걷고 있는데 뒤에서 옷자락 스치는 소리가 사그락 사그락 나면서 나를 추월해 오는
느낌이 왔다. 공부 빼고는 승부욕이 강한 나는 질 수 없어서 두 팔을 허우적 거리면서 더 빨리
걸었다. 상대방도 나랑 비슷한 부류인지 속도를 늦추지 않고 서로 꼬라지는 쳐다보지도 않은체로 죽기살기로
나란히 경보하듯 마치 아는 사람 둘이서 나란히 빨리 걷는 것 처럼 한참을 걸었다.
삐어져 나오는 웃음을 꾹 참고 걷고 있는데 상대방이 뛰어 가 버렸다.
결혼식 시즌이라 위대한 부페를 위해서 나는 오늘도 노력하고 또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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