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의 제안으로 문장연습 게시판을 만들어봤습니다만
앞으로 이곳을 어떻게 운영해 나가야할지 어렵습니다.
이런 게시판을 보신 분들이라면 운영방안에 대해 도움말 주시면 고맙겠어요.
좋은 글이나 자료들을 올려주시면 더더욱 고맙겠구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선 문장에 대한 연구와 습작이 필요하다는 말들 듣곤 했습니다.
어떤 책, 어떤 작가들의 글을 보면 문장력을 기를 수 있을지
도움말 부탁드리고 싶군요.
문장론에 대한 책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제가 보지 못해서 추천을 받고 싶습니다.
예전 하이텔시절 소설가 지망생신분이던 김영하씨가 이태준의 문장론(?)이라는 책을
추천한 기억이 나는군요.
혹시 누구 이 책에 대해 아시는 분 있으실지요 ?
정말 도움이 될만한 책인지 도움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이 접했던 작가들 중 문장이 좋은 분들은 어떤 분들이 있을지요 ?
이문열, 헤세, 김승옥, 김훈, 하루키, 이문구, 오정희 등의 이름이 떠오르는데요
작가들의 문체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런 글들을 위해 좋은 말머리를 준비하지 못했군요.
일단 제안과 토론이라는 말머리로 글을 주시거나
참고라는 말머리로 좋은 자료 올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가 최근에 접했던 작가는 김훈씨의 칼의 노래였습니다.
정말 독특한 작가더군요.
EBS 문화사시리즈(?)에서 60년대 문화와 노래에 대한 인터뷰를 접하면서
그분의 인간적 면모(?)를 접할 수 있어서 반가웠지요.
특히 유행가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군요.
수많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유행가에 중독되어 살아왔다...라는 식의
뉘앙스의 인터뷰를 하셨는데
멜빵스타일과 그의 작업실 분위기, 소탈하고 진솔한 말투가 인상적이더군요.
칼의 노래에서 김훈은 음유시인같은 산문을 선보이더군요.
산문은 산문인데 전체적인 분위기나 감성이 정말 시적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문체에 관심이 많습니다.
시적인 소설, 에세이적인 소설을 써보고 싶었거든요.
그는 어떤 마음으로 칼의 노래를 노래했을까요.
전쟁은 언제나 죽음을 친구로 동행하는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지요.
살아있으되 죽음을 늘 생각할 수밖에 없기에
시간 시간이 각별하고 눈에 보이는, 마음에 느껴지는 모든 것들이
소중하고 특별하기만 합니다.
모든 떠나는 자들의 심리는 비슷하지요.
다시 올 수 없는 길, 마지막이라는 감성은 인간을 겸허하고 진솔하게 합니다.
죽음앞에 그 누가 거짓을 남길 것이며 애착하지 않은 것에 마음을 둘 수 있겠습니까.
칼의 노래는 그래서, 죽음과 삶을 철학하는 시인의 심정으로
조금은 울적하고 가슴 가득히 눈물을 머금고 써나가는
인생과 자연 그리고 인간사에 대한 철학에세이적인 소설이었습니다.
정말 이순신이 그런 심정으로 살아갔을까...
그는 자신이 바라보는 이순신의 마음의 노래라고 했습니다만
정말, 이순신보다 더 이순신다운 문학적 인간형을 완성해 냈습니다.
슬펐지요. 수많은 민중과 군사들의 죽음앞에 모든 건 숙연해지고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슬픈 아름다움을 담고 죽음을 맞이하는
장수의 심정을 정말 가슴 비통하게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곽재구의 포구기행을 가볍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만
김훈의 글은 곽재구를 떠올리게 하더군요.
어쩌면 섬과 포구 그리고 바다는 슬픈 정소를 잉태하고 있기에
비슷한 감성과 정서가 나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김훈의 소설을 읽으며, 전 자주 책을 접었습니다.
감동이로되, 너무 힘들어 쉬어가고 싶었었지요.
한자 한자, 손으로 글을 써나간다는 김훈.
그의 모든 문장들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써내려간듯 해서
제 눈시울은 자주 젖어들었습니다.
글을 어떻게 써나가야하는지 많은 깨우침을 주셨지요.
난 작가의 힘겨움과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감동과 보람을 느꼈네요.
아, 나도 저런 마음으로 글을 써나갈 날이 와줄까.
정말 저런 작가가 되고 싶은데...
난 왜 이리도 힘겹기만 하는가...
김훈은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눈시울 적시게 하는 슬픈 마음으로 써내려간 글은
문학이 얼마나 인간을 엄숙하고 겸손하게 하던지..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추위를 녹이는 찬란한 태양도 벌거벗은 나뭇가지도 세찬 겨울바람도
내 발검음에 느껴지는 모든 사물도 사랑스럽고 고맙습니다.
우리는 죽음을 생각할때 삶의 미련과 애착을 발견하게 되지요.
우리가 20년을 살지 50년을 살지 1년을 살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운명이란 어차피 알 수 없는 숙명이니까요. 자신의 의지는 아니니까요.
그러기에 인간은 그 언젠가는 죽음과 대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40년 후에 그 길을 맞기를 바라지만 내일 올지도 모르는게 죽음이지요.
언제 올지, 어떻게 마주할지 그 누구도 알 순 없습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살아 있는 이 시간들이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마주칠 죽음앞에 우리는 겸손할 수밖에 없고
우리에게 주어진 조그만 시간들을 기쁨과 보람으로 맞이해야만 합니다.
나는 늘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어렵습니다.
내 인생에서 진정 아름다운 길은 어느 길인가.
인생은 어려운 선택의 연속이지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포기해야하는 게 인생이니까요.
욕망은 무한한데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도 부족하니까요.
좋은 문학작품, 좋은 글은 삶의 희열과 보람을 안게합니다.
아, 내가 살아있구나 실감하게 하는 힘, 감동이 있지요.
우리네 인생이 짧기에 우리는 가보지 못한 수많은 욕망을
그렇게 문학과 예술을 통해 위로해나가는지 모를 일이죠.
인문계 공부는 돈이 되지 않는 가난한 길일지는 모릅니다.
하나, 인간은 인감됨을 확인하지 못하고서는
단 한순간도 허망해서 지탱할 수 없는 나무와도 같습니다.
나무에게 물이 필요하듯이 인간에게는 문학적 감성이 필요합니다.
인간을 인간답게 할 수 있는, 문학의 세계를 벗하며
우리네 부족한 인생들 위로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2005 1 27 목 17시경
산책시간 강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