石垣 りん <いしがき りん>
이시가키 린 1920년 2월21일~2004년 12월 26일
동경에서 태어나 4살 때 어머니와 사별했다. 이후18살까지 3명의 의모를 두었다. 또 3명의 자매와 2명의 형제가 있었지만 사별과 이별을 경험했다. 고등소학교를 졸업한 14살 때 일본흥업은행에 사무원으로 취직. 그때부터 정년까지 근무, 전쟁 전, 전쟁 중, 전후에 가족의 생활을 지탱했다. 그러는 한편 시를 차례차례 발표, 직장의 기관지에도 작품을 발표했기 때문에 은행원시인으로 불렸다. 1959년 시집 <私は前にある鍋とお釜と燃える火と>가 일약 주목받았다.
제19회 H시상, 제 12회 타무라토시꼬상, 제4회 지구상을 수상하였다.
누구나 알기 쉬운 언어를 나열한시가 특징이다. 寡作(かさく=少ししか作品を作らないこと)로 알려져 있고 누구나 알기 쉬운 언어를 사용한 것과 매우 날카로운 비평성, 따뜻한 인간미 넘치는 사회감각적작풍이 넓은 독자의 지지를 얻었다.
[내가 만들어 가는 나]
시인은 많은 고난과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 <石垣 りん>이라는 이름을 일본인들의 머리에 각인 시켰고 자신의 길을 완성하며 세장을 떠났다. 이렇듯 시인은 자신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하고 자신의 길을 걸어 시인자신 즉 <石垣 りん>을 완성시켰다.
이러한 사실을 전제로 그가 남긴 시 <表札>를 통해 시인이 말하고 싶었던 것을 알아보고자 한다. 表札이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表札의 주인이 살아온 것, 이루어 놓은 것, 그리고 그 정체성을 함축해서 나타내는 것이다. 또한 주인 그 자체를 나타낸다.
이시의 1·2연에서 시인은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는 자신이 表札을 붙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장소에 타인이 걸어준 表札은 언제나 변변치 못하다고 한다. 이것은 자신의 삶, 그리고 자신이 있는 장소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며 타인에 의해 결정지어진 자신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이시의 주제이며 시인이 모두에게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세상에 태어나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자기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이야 말로 참된 인생인 것이다.
세상에는 부자와 가난한 자가 존재한다. 그리고 지위가 높은 사람 과 그 반대인 사람이 있다. 하지만 부자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의지대로 스스로를 만들어 간다고 볼 수 없다. 원래 부자라는 表札은 남이 붙여준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보다 부자라는 表札에 맞춰 자신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만들어 놓은 表札을 얻기 위해 자신을 만들고 나아간다.
하지만 3·4·5·6연에서 시인은 그런 것들을 자신에게 붙여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병원의 명찰에 붙은 樣란 말도 심지어 자신이 죽어서 들어가게 될, 화장터의 かま에 드리워질 자신의 이름에 殿이라는 말조차 붙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자신의 장소에는 자신의 손으로 表札을 붙이라고 말한다.
마지막 연에서 정신이 있는 장소에도 곁에 있는 사림들에 의해 表札이 붙여져서는 안된다고 말하는데 나는 정신이 있는 장소가 자신의 무덤이나 자신의 인생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고 본다. 이것은 타인에 의해 평가당하고 이름 붙여진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이루고 만들어 놓은 것을 있는 그대로 봐달라는 시인의 호소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스스로 자신에게 表札을 붙였을 때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자신과 이 시를 읽는 이에게 전하고 있다.
이시를 읽고 세상에 의해서, 아니면 세상의 의해 만들어져 가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 자신을 더욱더 타인에게 맞추며 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숨기고 감추는 것이 오히려 더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의 의지대로 나를 만드는 것이야 말로 자연스럽고 모든 사람이 걸어가야 할 길인 것을 느끼게 해준 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