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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산행 사진방

장수 팔공산-신무산 운무산행

작성자인곡 정금수|작성시간25.12.25|조회수121 목록 댓글 5

 
팔공산 하면 대구팔공산이 먼저 떠오르는 데
전북 장수군에도 팔공산이 있는 건
산행을 신청하면서 알았다.
모두 원효대사와 관련이 있다는 것도...
 
지난 주 선운산에서 연무가 낀 날씨로
기암괴석과 절벽이 어우러진 장엄한 모습을
제대로 담지 못한 불운이 있었고,
이번 장수 팔공산 산행날에도 비소식이...
혹시나 눈이라도 휘날리지 않을까? 하는
어처구니 없는 기대감으로 향하는
하늘에는 어제부터 뿌리던 비가
역시나 아침까지 얄궂게 흩날리고 있다.
 
 

10:30 팔공산 서구이재에서 하차.
자욱한 안개 속에서 산행 채비를 하고

 
 

푹신한 육산의 등로에는 안개가 완전 장악하여
가시거리가 50m나 될까? 싶다.

 
 

안개 속에서 해맑은 그녀가 나타났다.
 
 

안개속의 두 그림자
3m 거리에서도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안개 천지가 되어 버렸으니
조망은 잊어버리는 게 상책.

 
 

산우들과 어울려서 가다보면
뒷사람 눈치도 보면서 앞사람을 따라 붙어야 하니
체력소모가 많은 반면,
홀로 가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자유로움이 있어서 좋더라.
 

 

정상 같은 분위기라서
아니 벌써! 하고 올라섰더니

 
 

헬기장이더라.
 
 

 

그리고 5분 정도 거리에 팔공산 정상이 나타났다.
장수 팔공산(1,151m) 정상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파란 하늘이 열렸다는 사실.
하늘이 우리를 도우는구나 하고
기쁨에 찬 웃음도 잠시...

 
 

정상에서 자고개를 향해 내려서니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또 안개 천지.
 

 

안개비가 모여서 방울방울 맺히는 것을 보면
벌써 봄인가? 느끼고 싶다.

 
 

 

날씨에 대한 기대는 무너졌고,
산우들의 페이스를 따라 갈수가 없는
홀로 산행은 외롭다기 보다는
조망도 없고 특별한 것도 없고
오직 낙엽과 나목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면서 시인이 되기도 하고
철학자가 되기도 하고..
어떨 땐 이 세상 최고가 되기도 한다.

 
 

해발 800m 산 능선에 있는
장수 합미성의 흔적을 둘러보고
계속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보면
아스팔트 도로가 나 있는 자고개가 보인다.

 
 

 

금남호남정맥 산줄기의 자고개.
도로 개발로 분절된 능선과 숲을 다시 잇는
복원사업을 했다는 변명인 듯

 
 

 

신무산으로 가는 등로의
헐거벗은 겨울 나목이나
수북히 쌓인 낙엽이나
갈 곳 잃은 안개나
홀로 걷는 인곡이나 다를 게 무엇인가?

 
 

갈 것은 가고 올 것은 또 오게 마련인데
상심 말고 버텨보는 것도 괜찮을 듯
세상 별 거 있나?
그래서 무상무념 홀로 산행이 잇점이지.
 

 

참! 비에 젖은 길은 처음부터 엄청 비끌러워서
식겁을 몇 번 했는데도
이곳에서 1회전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어쩔 수가 없더라 ㅜㅜ

 
 

막바지 계속되는 오름이 힘들었지만
신무산(897m) 정상에 올랐다.
 

 

 

 
 

 

 

 

아까 그 길에 이런 시설이 있었으면
엉덩방아는 면하는 건데...
암튼 형광빛이 나는 난간 줄이 돋보인다.

 
 

 

마지막 코스 금강의 발원지 뜬봉샘.
 
 

크리스마스 장식물처럼 빛나는 노박덩굴열매

 

 

 

 

 

 

 

아무래도 금년 마지막 산행이 안 될 것 같아
날씨 불구하고 장수 팔공산을 선택했다.
어차피 체력단련의 목적이 있었으므로
비가 오든지 안개가 끼든지 갈등이 있을 수 없고,
안개가 있으나마나 조망도 별로인 것 같아
풍경 대신 안개와 어우러진 겨울 숲에서
얻은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한 편안한 산행었다.
 
2025. 12. 24
장수 팔공산에서 인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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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좋은 산 | 작성시간 25.12.25 인곡님의 산행 서사에 공감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인곡 정금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12.27 나도 뜸한 산행이라 자주 못 만나는 게 아쉽지만
    마음 만이라도 변함 없으니 든든합니다.
  • 작성자송운 | 작성시간 25.12.26 팔공산 정상에서 또 신무산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저도 안개속에 낙엽 쌓인 숲길을 홀로 걸으며 많은 상념에 잠겼으며
    해가기 전에 떠나보내야할 것들을 숲속에 내려놓고 왔습니다.
    인곡형님의 서정적인 산행기 공감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인곡 정금수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5.12.27 매너 좋고 산행력 또한 훌륭한 송운님과 동행하고 싶어도
    이제 몸이 안 따라주니 참 답답합니다.
    그래도 가끔 스치며 함께 담는 사진이 있어 참 좋습니다.
  • 작성자김수관 | 작성시간 2시간 10분 전 new 수고하셨습니다.^^
    댓글이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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