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 / 김혜연
진학상담실 앞 엄마는
살이 부러진 우산처럼 서 있었다
수줍게 반들거리는 엄마의 광대뼈를
나는 새끼발가락처럼
복도 끄트머리에 붙어 바라보았다
감추고 싶은 건
비에 젖어 엉겨붙은 엄마의 머리칼도
양쪽 기장이 다른 재킷도
나프탈렌 냄새도 아니었다
점심시간 내 운동장 구석에서 젖은 교복
복도에 엄마를 세운 아슬한 성적
봄에도 시린 계절에 서 있는 나의 모습
컴컴한 봄 낮 형광등 아래
광대뼈 굴곡이 도드라질수록
엄마의 종아리 아래로
비늘들이 후두득 쌓여갔다
바다로 돌아갈 시간이 지난 인어처럼
엄마의 하반신은 곧 단단하게 굴곡진
지느러미가 될 것 같았다
아직도 축축한 복도를 기어 회귀하려는 당신과 나의 지느러미에 대한 꿈을 꿉니다
비바람이 벚꽃 무더기를 토하던 날
푸른 파도가 제 몸을 패대기치던 날
막 죽은 꽃잎들이 동그란 웅덩이마다 떠 있었다
복숭아빛 얼굴처럼
오래오래
- 《창작과비평》 2026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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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연 시인
1980년 제주 출생.
2020년《시와 경계》등단
시집 『근처에 살아요』
현재 한라산문학동인회 회원. 제주작가회의 회원. 현재 댄스학원 운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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