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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복도 / 김혜연

작성자군불|작성시간26.06.09|조회수18 목록 댓글 0

 

 

복도 / 김혜연

진학상담실 앞 엄마는

살이 부러진 우산처럼 서 있었다​

수줍게 반들거리는 엄마의 광대뼈를

나는 새끼발가락처럼

복도 끄트머리에 붙어 바라보았다​

감추고 싶은 건

비에 젖어 엉겨붙은 엄마의 머리칼도

양쪽 기장이 다른 재킷도

나프탈렌 냄새도 아니었다​

점심시간 내 운동장 구석에서 젖은 교복

복도에 엄마를 세운 아슬한 성적

봄에도 시린 계절에 서 있는 나의 모습​

컴컴한 봄 낮 형광등 아래

광대뼈 굴곡이 도드라질수록

엄마의 종아리 아래로

비늘들이 후두득 쌓여갔다​

바다로 돌아갈 시간이 지난 인어처럼

엄마의 하반신은 곧 단단하게 굴곡진

지느러미가 될 것 같았다​

아직도 축축한 복도를 기어 회귀하려는 당신과 나의 지느러미에 대한 꿈을 꿉니다​

비바람이 벚꽃 무더기를 토하던 날

푸른 파도가 제 몸을 패대기치던 날

막 죽은 꽃잎들이 동그란 웅덩이마다 떠 있었다

복숭아빛 얼굴처럼

오래오래​

- 《창작과비평》 2026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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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연 시인

1980년 제주 출생.

2020년《시와 경계》등단

시집 『근처에 살아요』

현재 한라산문학동인회 회원. 제주작가회의 회원. 현재 댄스학원 운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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