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의 질문 / 배재경
간혹 엉뚱한 질문이 나를 당혹시킨다
그러고 보면 바보스런 질문에 질문을 성실히 키우지 못해
내 인생이 많이 쏟아져 갔다는 생각
하지만 그녀는 왜 나를 곤혹스럽게 하는가?
결혼을 앞둔 조카에게 이혼은 언제 할거냐
고, 묻는다거나
막 썸을 타는 딸에게 오늘 데려온 놈은 100일을 채울거냐
고, 따져본다면
허공에서 분사되는 태양처럼
내 얼굴은 열압탄으로 붉게 타오를거야
자기 어디가?
나?
바보, 너에게 가고 있잖아!
우리집 대문은 사라진지 오래다
달이 아무리 화장을 하여도 빛이 나지 않는 거리에서
우두커니,
자기 누구야?
ㅡ계간 《시와징후》2023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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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재경 시인
1966년 경북 경주 출생
1994년《문학지평》, 2003년《시인》등단
시집 『하늘에서 울다』『그는 그 방에서 천 년을 살았다』『절망은 빵처럼 부풀고』 등.
현재 계간 『사이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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