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하재연 흔한 아름다움이 날아들었다 이 건물의 모든 출구는 투명하다 너는 무의미하게 부딪친다 삶을 이루는 고통이 거기 있었던 것처럼 너를 발견했으므로 나는 이쪽의 문을 연다 더욱 견고하게 사라지는 문을 찾아 너는 날아간다 그 문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이 봄이 끝나도록 나는 너를 뒤쫓을 수 없게 되고 아름다움이라 여겼던 것이 변색된 장미꽃잎 되어 뒹군다 무연한 파닥임이 건물 복도에 울려 퍼지고 있다 이제 너의 창 너머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내리는 비의 사이는 영원하게 좁아지고 있다 들어설 수 없는 세계와 같이 네가 젖지 않는 이 건물의 복도 안에서 이 봄이 끝나도록 나는 비를 맞고 있다 무한처럼 확장되는 빗방울들이 땅에 떨어진다 —시집 『인간이라는 환상처럼』 (문학과지성사, 2026.05) ---------------------- * 하재연 시인 1975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 2002년 《문학과사회》등단 시집『라디오 데이즈』『세계의 모든 해변처럼』『우주적인 안녕』『인간이라는 환상처럼』 시론집『무한한 역설의 사랑』『문학의 상상과 시의 실천』등. 현재 고려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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