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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새 / 하재연

작성자군불|작성시간26.06.09|조회수45 목록 댓글 0

 



 
새 / 하재연 
 
흔한 아름다움이 날아들었다
이 건물의 모든 출구는 투명하다
 
너는 무의미하게 부딪친다
삶을 이루는 고통이 거기 있었던 것처럼
 
너를 발견했으므로
나는 이쪽의 문을 연다
 
더욱 견고하게 사라지는 문을 찾아
너는 날아간다
 
그 문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이 봄이 끝나도록 나는
너를 뒤쫓을 수 없게 되고
 
아름다움이라 여겼던 것이 변색된 장미꽃잎 되어 뒹군다
 
무연한 파닥임이 건물 복도에 울려 퍼지고 있다
 
이제 너의 창 너머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내리는 비의 사이는 영원하게 좁아지고 있다
들어설 수 없는 세계와 같이
 
네가 젖지 않는 이 건물의 복도 안에서
 
이 봄이 끝나도록 나는
비를 맞고 있다
 
무한처럼 확장되는
빗방울들이 땅에 떨어진다
 
 
 
 —시집 『인간이라는 환상처럼』 (문학과지성사, 20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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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재연 시인
1975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박사.
2002년 《문학과사회》등단
시집『라디오 데이즈』『세계의 모든 해변처럼』『우주적인 안녕』『인간이라는 환상처럼』 
시론집『무한한 역설의 사랑』『문학의 상상과 시의 실천』등. 
현재 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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