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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맥주가 있는 오후 / 안이숲

작성자군불|작성시간26.06.13|조회수27 목록 댓글 0

 

 

맥주가 있는 오후 / 안이숲

 

​잔에 넘치도록 맥주를 따르면

같은 동작으로 반복해서 집수리를하는 거 같다

일회용 우레품이 콸콸 넘치는 거같다

골조의 빈 곳에 뿌려주면 부글부글 맥주거품처럼 피어 올라

외풍을 막아주고 균열을 막아주는 다용도 우레폼

건축주가 불분명한 맥주를 한입 들이마시면

흘러내리는 구름들이 비명을지른다

어디부터 막아야 그리움이 새어 나가지 않을까

효율적으로 표정없이 굳게 만들까

가게에 파는 일회용 우레폼을 박스채로 가지고 나와

뭉게구름과 호흡을 맞춘다

섬세한 손목들의 한판 연주가 시작된다

틈이 흔한

당신의 감정선에는

조금씩 부풀어오르는 우레품이 필요하다

 

 

계간 <시의시간들>    2025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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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이숲 시인(본명 안광숙)
1972년 경남 산청 출생. 경상대 대학원 졸업.
2021년 계간 《시사사》 등단
시집 『요즘 입술』
2017년 김유정 신인상, 2019년 평사리문학 대상, 2021년 천강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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