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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어 / 송재학

작성자군불|작성시간26.06.14|조회수31 목록 댓글 0

 





복어 / 송재학

독을 조금 삼킨다 숨을 멈추니까 입 안에 검은색이 생긴다 치명적이라는 복어독, 발자국 일부는 가벼워져서 늪지를 건너는 부력을 가지게 되었다 독성은 은밀하고 참한 요리가 될 수 있다기에 억지로 한 방울의 독을 혓바닥에 올린다 복어 지느러미는 향이 가득하지만 그건 다른 종류의 정념, 씁쓸한 독은 내장에 번져있어 피를 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가 몇 리터 선혈의 비장함을 여기저기 저장한다 부글거리는 이 붉은색은 필기구 잉크에 가깝다 제독이 되고 남은 비릿한 냄새, 달콤하고 알싸한 맛이다 간 알집 눈 아가미 뇌 창자 쓸개 신장 비장 심장 따위 비가식부위에 이끌리는 허기는 어찌할까 삶과 죽음의 독은 비밀, 생활에서 납득하는 독의 치사량을 기록하다가 사물의 열화를 짐작하다가 불면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독의 양이 많아지면서, 수평선의 미열을 짚어보는 내 손바닥마다 매일 달라지는 손금이 새겨진다고 짐작한다


ㅡ계간 《시의 시간들》 2024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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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재학 시인
1955년 경북 영천 출생. 경북대 치대 졸업.
197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입선 1986년 《세계의 문학》 등단.
시집 날짜들』『검은색』『슬프다 풀 끗헤 이슬』『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습이거나 스페인
1994년 김달진문학상, 2010년 소월시문학상, 2012년 이상시문학상, 2017년 목월문학상, 2022년 황순원시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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