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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저녁 소리 / 유현숙

작성자군불|작성시간26.06.15|조회수26 목록 댓글 0

 

 

저녁 소리 / 유현숙

 

능선을 태우고

잠든 물바닥을 반쯤 베어 무는 소리

 

깊은숨 몰아쉬며

뒷산 어깨로 해 떨어지는 소리

 

화약 터지듯 번진 놀빛이 지상에 남기는

애절한 장송곡 한 소리

 

풀들이 울며

어둠이 짙은 쪽으로 몸 기우는 소리

 

그림자 남기고 떠난 기적汽笛

바지랑대 끝에 매달려 흔들리는 소리

 

일별도 없이 어스름 눈길이

말 삼키는 소리

 

짧은 처마 아래서 녹슨 별을 닦으며

놋숟갈로 제 속을 긁는 소리

 

그 소리들에 귀 털며 발돋움하는

 

내 숨소리.

  

 

 — 시집 내일 뭐 해』 (달아실, 20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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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숙 시인

1958년 경남 거창 출생.

2001동양일보,  2003년 문학등단

시집서해와 동침하다』『외치의 혀』『몹시』『내일 뭐 해

2017년 미네르바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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