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 신미균
마로니에 카페 옆에서
몸을 잃어버린 바람이
은행잎을 가만가만 더듬어보네
그림자도 없는 바람이
몸이 없어 울다가
우는 게 슬퍼서 울다가
혹시나 자기 몸인가
이리 갸웃 저리 갸웃
나무를 더듬어 보다가 또 우네
아무리 찾아도 자기 몸을 찾을 수 없는지
우두커니 서 있는 내 머리카락을 날려 보다가
또 아닌지
서점의 벽돌을 휘감아 돌다가
붉은 지붕 위로 날아오르네
한번 빠져나온 몸속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ㅡ계간 《시와소금》 2026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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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균 시인
1955년 서울 출생. 서울교육대학 졸업.
1996년『현대시』등단.
시집『맨홀과 토마토케첩』『웃는 나무』『웃기는 짬뽕』『길다란 목을 가진 저녁』『빈티지풍의 달』등.
2025년 문학청춘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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